워크아웃(기업 개선 작업) 이후에도 태영건설의 대주주인 티와이홀딩스의 지분율이 오히려 30%포인트 늘어난 6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워크아웃 이후 기존 대주주가 자리를 지키는 것은 물론 지분율이 오히려 크게 늘어나는 것은 이례적이다. 티와이홀딩스는 태영건설에 대출한 대규모 자금이 출자 전환되면서 최대주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다만 워크아웃 기간에는 의결권이나 경영권을 채권단에 위임해야 하기 때문에 경영권을 행사할 수는 없다.
KDB산업은행은 16일 서울 여의도 산은 본사에서 주요 채권단 18곳을 상대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기업 개선 계획 설명회’를 개최했다.
산은은 태영건설 정상화를 위해 총 1조 원 규모의 자본이 확충돼야 한다고 추산했다. 태영건설의 자본 총계는 지난해 말 기준 -6356억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산은은 우선 태영건설 대주주인 티와이홀딩스의 지분(27.8%)을 100대1 비율로 무상감자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일반주주에 대해서는 2대1 비율로 차등감자를 단행한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주주를 대상으로 감자를 시행하되 부실 책임을 대주주에 더 지우기 위한 조치다. 감자 후에는 티와이홀딩스가 태영건설에 대여한 자금 7000억여 원을 출자 전환한다. 채권단은 무담보채권 중 50%인 약 3000억 원을 출자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감자와 출자 전환이 마무리되면 티와이홀딩스의 태영건설 지분은 60%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무상감자에 따라 지분율이 한 자릿수대로 낮아지지만 대여 자금을 출자 전환하면서 지분율이 되레 높아지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티와이홀딩스는 워크아웃을 거쳤던 다른 기업 대주주와 달리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필요한 자금을 상당 부분 부담했다”면서 “대규모 감자에도 불구하고 출자 전환을 통해 부담한 몫이 크다 보니 최대주주 자리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업 개선 계획은 채권단 75%의 동의를 거쳐 시행된다. 개선 계획 결의에 필요한 채권자협의회는 이달 말 열릴 예정이다. 산은은 “대주주가 보유 채권을 전액 자본 확충에 투입해 정상화의 책임을 다하도록 해 금융 채권자 등 이해관계자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