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경쟁하는 중국 업체들의 제품 판매가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판매 마진이 박한데다 고객 서비스 정책이 부실하다는 이유에서다. 판매 중단이 현실화할 경우 지난해 6년 만에 시장 1위를 탈환한 삼성전자로서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디지타임스 등 외신은 최근 인도 남부 지역 4300여곳의 스마트폰 소매업체 단체인 남인도소매업체협회(ORA)가 내달 1일부터 중국 스마트폰 업체 원플러스의 제품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전국 15만여 곳을 대표하는 인도모바일소매업체협회(AIMRA)도 이같은 결정을 지지하고 동참을 검토한다고 밝혀 판매 중단이 인도 전역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이들은 원플러스가 스마트폰 판매 과정에서 낮은 이윤을 남기고 고객 민원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며 매장에 충분한 재고를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포코폰’으로 유명한 샤오미의 중저가폰 브랜드 ‘포코’ 역시 AIMRA와 갈등을 빚고 있다. AIMRA는 포코가 전자상거래를 우선하고 ‘불법 유통채널’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것에 반발하며 자국 정부가 법 위반을 사유로 포코의 무역 허가를 취소해줄 것을 요구했다. 원플러스와 샤오미는 소매업체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문제 해결에 노력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히며 논란 진화에 나섰다.
주요 경쟁사들의 영업 차질은 삼성전자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8%를 차지하며 6년 만에 다시 1위에 올랐다. 다만 비보(17%), 샤오미(16.5%) 등이 바짝 추격 중이고 원플러스는 중저가 시장에서 전년 대비 27% 성장한 35% 점유율로 1위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삼성전자 역시 판매 관행을 이유로 AIMRA의 표적이 될 수도 있어 상황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업계 지적도 있다.
삼성전자는 올 초 ‘갤럭시S24’ 흥행에 이어 7월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6’와 ‘갤럭시Z폴드6’ 출시로 제품 고급화 전략을 강화한다. 특히 급성장하는 인도 시장에서 소비자 수요가 기존 중저가폰에서 프리미엄폰으로 점차 옮겨가면서 삼성전자도 기존 ‘갤럭시A’에 더해 제품군을 넓히는 중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가격대별 제품 출하량은 400달러 미만이 65%, 프리미엄 제품은 20%로 추산된다. 1만 1999루피(20만 원)짜리 ‘갤럭시F15’ 같은 저가폰 신제품도 꾸준히 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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