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털업계가 기업간 거래(B2B) 사업 확장에 고삐를 죄고 있다. 정수기·공기청정기 등 주력 제품에 대한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다다르자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선제적 ESG경영 기조 속에 객실 내 페트 생수 대신 정수기 설치를 고려하는 호텔들이 늘어나며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웨이·쿠쿠 등 렌털 업체들이 앞다퉈 B2B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쿠쿠는 올해 초부터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5성급 호텔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의 다중이용시설에 정수기·공기청정기·비데 등 주력 제품을 단독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는 쿠쿠의 첫 대형 호텔 납품으로 이를 통해 프리미엄 B2B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한다는 목표다.
업계 1위 코웨이도 호텔을 중심으로 B2B 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달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타임스퀘어의 전체 객실에 정수기 287대를 설치했으며 올 2월에는 르메르디앙&목시 서울 명동에 나노직수 미니 정수기 405대를 공급했다. 이를 시작으로 글로벌 호텔 체인 메리어트 계열의 호텔 및 국내 대형 리조트 회사와도 계약을 체결해 정수기·공기청정기 등 주력 제품을 추가로 제공할 예정이다.
중소형 렌털 기업도 호텔 문을 두드리고 있다. 교원웰스는 최근 JW 메리어트 제주 호텔 객실에 ‘웰스 에어가든 공기청정기’ 30대를 설치했다. 이는 마케팅 협업의 일환으로 소비자에게 웰스 에어가든 공기청정기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를 통해 공기청정기·정수기 등 다양한 환경가전에 대한 호텔과 투숙객들의 수요를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청호나이스는 호텔의 인테리어와 어울릴 수 있는 디자인을 고려해 새로운 정수기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처럼 렌털 업계가 호텔 진출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지난달 29일 ‘자원절약재활용촉진법’ 시행에 따라 객실에 정수기를 설치하려는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투숙객에 제공하는 생수병이 금지된 것은 아니지만 친환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호텔 업계가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자원절약재활용촉진법 시행과 더불어 친환경을 중시하는 고객이 늘고, 환경 보호에 대한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최근 정수기 설치에 대한 호텔 측의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환경가전 B2C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들며 성장세가 주춤하자 렌털 업계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B2B 사업으로 눈을 돌렸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렌털 업체들이 B2B 관리 조직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오피스 맞춤형 케어 서비스 가발에도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B2B 시장에서 환경가전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영업 채널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대규모 공급 계약은 곧 안정적인 매출 확보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까다로운 납품 기준을 통과했다는 점에서 브랜드의 신뢰도와 이미지를 강화하는 성과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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