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1분기 메모리반도체 사업에서 흑자를 기록한 가운데 미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도 분기 최대를 기록했다. 더블데이터레이트(DDR)5·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용 차세대 제품의 수요에 대응하면서 전체 시설 투자 금액도 전년 대비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30일 실적 발표를 통해 1분기 R&D에 7조 8200억 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7조 5500억 원)에 이어 두 개 분기 연속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삼성전자의 R&D 투자액은 해가 갈수록 늘어가는 추세다. 삼성전자의 R&D 투자액은 지난해 1분기 6조 5800억 원에서 2분기 7조 2000억 원까지 증가했고 반도체 불황이 최악에 이른 지난해 3분기에도 7조 원대를 유지했다.
시설 투자 금액은 11조 3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00억 원 증가했다. 사업별로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 9조 7000억 원, 디스플레이 1조 1000억 원 수준이다.
늘어난 R&D와 시설 투자는 ‘메모리 업사이클’에 대응하기 위한 AI용 메모리 생산능력 확대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의 경우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한 R&D 투자를 지속하고 특히 HBM과 DDR6 등 첨단 제품 수요 대응을 위한 설비와 후공정에 집중했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첨단 후공정 라인이 결집한 천안 사업장을 중심으로 HBM 생산능력을 지난해보다 2.9배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의 경우 중장기 수요에 기반한 인프라 준비와 첨단 R&D를 중심으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설비투자의 경우 시황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적이 개선되면서 보유 현금이 늘어나는 등 재무 여건도 개선됐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순현금은 1분기 말 기준 81조 8900억 원으로 지난해 말(79조 7200억 원)과 비교해 3개월 만에 2조 원 넘게 늘었다. 순현금은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 상품, 단기 상각 후 원가 금융자산, 장기 정기예금 등 현금 자산에서 차입금을 뺀 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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