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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쿠'도 힘못쓴 퀵커머스서 약진…배민 상품매출 올해 누적 2조 돌파

작년까지 1조 9060억, 올 1분기 2조 돌파

2022년 1조 달성 이어 2년 만에 2조 일궈

돈 먹는 신사업에서 이제는 캐시카우 우뚝

이마트·쿠팡등 대형사 사업중단, 축소불구

실핏줄 PPC, 2만라이더, 운영 노하우의 힘





e커머스의 절대 강자 쿠팡과 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1인자 이마트도 힘을 쓰지 못한 퀵커머스 시장에서 배민 B마트가 승승장구하고 있다. 관련 누적 매출이 2년 전인 2022년 1조 원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는 2조 원을 넉넉히 돌파할 전망이다.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자금을 쏟아 부어야 하는 신사업이 아니라 이미 확실한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지난해까지 누적 상품 매출은 1조 9060억 원으로 올해 누적 2조 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1억 원(2015년), 1억 원(2016년), 16억 원(2017년), 124억 원(2018년)으로 ‘게걸음’을 이어가던 상품 매출은 2019년 이후 511억 원(2019년), 2187억 원(2020년), 4217억 원(2021년), 5123억 원(2022년), 6880억 원(2023년)으로 매년 수직상승했다.

상품 매출의 가파른 증가에는 2019년 11월 론칭한 B마트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B마트는 소비자가 주문한 생활용품과 식료품 등의 상품을 한 시간 이내에 배달해 주는 퀵커머스 사업 모델이다. 배민은 소비자의 수요를 예측해 미리 직매입해 놓은 제품을 도심형 유통센터(PPC)에 보관했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라이더를 통해 배달해준다.

우아한형제들의 매출은 크게 서비스 매출과 상품 매출로 나뉘는데 상품 매출에는 B마트와 배민상회 매출 등이 포함된다. 우아한형제들은 B마트의 매출 만을 분리해 수치를 공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상품 매출의 대부분은 B마트 매출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배민상회는 외식업 업주 등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식자재 전문몰이다.



배민이 대형 유통사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퀵커머스 시장에서 나홀로 약진하고 있는 비결로는 도심 곳곳 실핏줄처럼 연결된 70여개의 PPC와 최적화된 물류 시스템과 운영 노하우, 2만 명 이상의 활동 라이더 등이 꼽힌다. 배민의 성공 요인은 곧 내로라하는 유통업체의 실패 요인이기도 하다. 쉽게 말하면 배민이 가진 걸 못 가졌기 때문에 시장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마트가 1년 이상 진행했던 퀵커머스 ‘쓱고우’ 시범사업을 잠정 중단한 채 본 사업에 뛰어들지 않는 것과 쿠팡이 지난해 퀵커머스인 쿠팡이츠 마트 사업을 축소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쿠팡은 전국 100여개 이상의 풀필먼트센터 등 물류 인프라와 읍면동 캠프, 배민을 압도하는 배송 인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센터와 캠프가 퀵커머스에 특화돼 있지는 않다”며 “새벽배송과 퀵커머스 센터는 운영 방식 자체가 완전히 달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배민이 PPC를 언론에 공개하지 않는 것과 쿠팡이 전국에 풀필먼트센터가 몇 개나 있고 어디에 있는지 공개하지 않는 것도 영업 비밀을 노출하지 않기 위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B마트는 작년 기준 전국 약 70개 PPC를 운영 중이다. 수도권 지역에 더해 부산, 울산, 대전, 대구, 천안 등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며 2022년 50여 개였던 PPC를 지난해 70여 개로 확충했다. 상품 종류수(SKU)는 1만 여 개에 달한다. 2022년 기준 평균 배달 시간 27분이다. 1시간 이내 배달 완료 비율은 98%다. 지난해 평균 주문금액은 사업 초기 대비 3배 가량으로 증가했다. 주문 제품 가운데 신선식품 비중은 사업 초기 10% 수준에서 2023년 35%까지 늘어났다. 신선식품이 B마트의 핵심 품목 중 하나로 매출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신선도와 배달 품질에 대한 고객 만족도가 높기 때문이라는 게 우아한형제들의 설명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B마트의 성공 비결은 온라인 즉시배달 서비스라는 점”이라며 “저녁배송이나 익일배송을 넘어, 고객이 주문한 물건을 당일 내 30분~1시간 안이면 바로 배달하는 서비스는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민이 가지고 있는 배달 경쟁력을 배달 커머스로 확장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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