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위 기업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0으로 선진국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PBR이 1 미만이면 회사 자산을 다 팔고 기업을 청산할 때 가치보다 주가가 낮게 형성돼 있음을 의미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피 상위 200개 기업의 PBR은 1.0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대만·인도 등 신흥국(1.7)의 절반 수준이며 미국·일본·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3.2) 대비 크게 낮은 수준이다. 특히 그 전년도에는 선진국 상장사들의 PBR이 3.0이었는데 불과 1년 새에 기업가치의 격차가 더욱 커진 것이다.
선진국과의 PBR 격차가 보여주듯 코스피 상위 기업들의 PBR은 주요 선진국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미국 상장사의 PBR은 4.7배이며 일본은 1.6, 영국은 1.9, 프랑스는 2.1을 기록했다. 중국 상장사의 PBR은 1.2, 대만 2.7, 인도는 4.4인 것으로 조사됐다. 코스피 200 기업들로 PBR을 집계했음에도 브라질(1.4)보다 낮았다. 그만큼 우리 기업들의 주가가 기업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코스피 상장기업의 순이익과 현재의 주가 수준을 반영한 주가수익비율(PER)은 전년 13.3에서 20.7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경기 둔화에 따라 지난해 순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는데 지난해 4분기 이후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시가총액이 증가한 게 PER의 증가 요인으로 풀이된다. 선진국 평균 PER은 20.9로 유가증권시장이 소폭 높았으며 신흥국의 경우 15.2를 기록했다.
지난해 배당수익률은 그 전년 대비 소폭 하락했다. 배당수익률은 코스피 상장기업의 배당금을 현재의 주가로 나눈 값이다. 지난해 코스피 상장사의 배당수익률은 1.9%로 집계됐는데 이는 그 전년도의 2.0% 대비 0.1%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다만 배당 총액은 37조 7000억 원에서 39조 원으로 증가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시총 증가율이 높아 배당수익률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지난해 재무제표를 반영해 유가증권시장에서 PER·PBR 및 배당수익률 등을 산출했다.이를 해외 주요국의 투자 지표와 비교했는데 시가총액에는 우선주, 외국주, 투자회사 및 관리종목 등을 제외했다. 정부와 거래소는 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들이 설정한 목표 투자 지표는 밸류업 통합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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