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최근 일본 정부가 라인야후의 모기업인 A홀딩스 지분 매각을 거듭 압박하고 있는 것에 대해 “따를지 말지가 아니라 중장기적 사업 기반에 근거해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라인야후 이슈를 일본 정부의 압박에 떠밀려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네이버의 글로벌 사업 전략에 기반해 해법을 제시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최 대표는 3일 진행된 올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일본 총무성이) 자본 지배력을 줄일 것을 요구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뿐 아니라 정부 당국과 긴밀히 협력 중”이라면서 “아직 입장이 정리되지 않아 현재로서는 언급할 사항이 없지만 내부 검토를 거쳐 추후 정확하게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의 압박으로 네이버의 해외 사업 방향성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에 대해 최 대표는 “(라인야후에) 기술적인 파트너로 제공했던 인프라에 대해서는 이번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로 분리해서 자체적으로 구축하는 쪽으로 됐기 때문에 인프라 매출 정도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전 사업부문의 고른 성장세에 힘입어 올 1분기에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네이버는 이날 올 1분기에 연결 기준으로 2조 5261억 원의 매출액과 439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8%와 32.9% 증가한 것으로 매출액은 1분기 기준으로 가장 많고, 영업이익은 역대 분기를 통틀어 최대다.
호실적의 배경은 주요 사업 부문의 고른 성장이다. 사업 부문별로는 서치플랫폼이 검색 광고 개선과 성과형 광고 호조세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6.3% 늘어난 9054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어 커머스는 ‘도착보장’ 등으로 인한 신규 매출이 발생한 가운데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의 성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1% 증가한 7034억 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같은 기간 핀테크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11.2% 늘어난 3539억 원을 기록했다. 삼성페이와의 제휴를 비롯한 외부 생태계의 지속적인 확장, QR코드 결제 확대 등으로 오프라인 결제액이 증가한 덕분이다. 웹툰 사업이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면서 콘텐츠 부문도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한 4463억 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클라우드 부문은 ‘하이퍼클로바X’ 등 생성형 AI 솔루션에서 본격적인 수익이 발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5% 급증한 1170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네이버는 이날 AI 사업 확대 전략을 발표하며 체질 개선을 통한 지속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4월 초 기존 5개의 사내독립기업(CIC)을 12개의 전문 조직으로 세분화하는 조직 개편을 진행했다”며 “AI와 데이터, 검색 등 네이버의 핵심 기술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해 역량 강화를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AI 기술을 모든 서비스 영역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네이버웹툰 등 서비스 전반에 생성형 AI 관련 기술을 고도화해 반영하는 것에 집중하겠다”며 “광고 부문에서도 효율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체류시간 증대 등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그래픽처리장치(GPU) 구매 비용을 늘려 AI 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캐펙스(CAPEX·설비투자) 규모는 유지하면서 모델 성능 고도화와 차별화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올해 GPU 구입에 2500억 원을 추가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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