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여당의 새 원내 사령탑을 뽑는 원내대표 경선이 ‘1강·2중’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국민의힘 당선인 108명 중 절반을 넘는 영남권 당선인 59명을 등에 업은 추경호(3선, 대구 달성) 의원이 경선 초반 질주하는 양상이다. 다만 수평적 당정 관계와 영남 일색 지도부에 대한 변화를 요구하며 이종배(4선, 충북 충주)·송석준(3선, 경기 이천) 의원이 추격전을 펴고 있어 이변이 연출될지 관심이 쏠린다.
6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9일 펼쳐질 여당 원내 사령탑 경선을 앞두고 당내에서는 추 의원의 압도적 강세를 점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21대 국회와 마찬가지로 국회의원 당선인 비중이 과반을 차지하는 영남 출신 인사들이 집결해 추 의원에게 표심을 몰아줄 것이라는 해석이다. 원내대표가 22대 국회의 상임위원회 배정 권한도 갖는 만큼 공통 분모가 많은 중진 의원이 맡아야 당선인들이 국회에서 활약할 공간이 커지는 측면도 있다.
다만 총선 참패 뒤 친윤·영남 지도부에 대한 비토 여론이 만만찮아 친윤 색채가 가장 옅다고 평가되는 이 의원이 이 같은 분위기에서 지지세를 넓혀 나가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차기 원내대표는 ‘용산의 심부름꾼’이 아닌 수평적이고 협력적인 당정 관계를 가져갈 수 있는 인물이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도권에서의 여당 지지율 회복을 겨냥, 송 의원이 적임자라는 주장도 나온다. 송 의원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당의 쇄신은 가장 많은 유권자가 있는 수도권 민심을 얼마나 많이 수용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수도권 유일 후보인 본인이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후보들 간 일장일단이 명확한 가운데 경선 하루 전인 8일 열리는 정견 발표회가 막판 표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초선 당선인들이 정책과 비전을 알 수 없는 ‘깜깜이 경선’으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며 요구한 자리다. 원내대표 후보 3인방이 제시할 메시지에 따라 초선 그룹(44명)의 표심이 크게 변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초선 의원은 “이번 원내대표는 ‘여소야대’ 국면에서 뛰어난 협상 능력을 갖추고 전략적인 판단을 해나갈 수 있어야 한다”며 “후보들의 정견 발표를 듣고 어느 후보가 적합할지 심도 있게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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