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코스닥 상장사가 226개 증가했음에도 시가총액 증가분은 11조 원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4월 말 기준 코스닥 상장사는 1722개, 전체 시가총액은 416조 원으로 집계됐다. 3년 전인 2021년 1496개, 405조 원과 비교하면 상장사는 226개 늘어났지만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11조 원 증가했다. 개별 기업 기준으로는 시가총액이 감소했다. 기업당 평균 시가총액은 300억 원가량 빠져 기술 기업 중심의 코스닥 시장이 성장하기보다는 오히려 기업가치가 떨어진 셈이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코스닥 시장의 난맥상이 드러난 것으로 봤다. 기술 중심주가 코스닥의 주류라고 하지만 상장 이후 성장세가 미약한 기업이 다수고 기술특례상장으로 증시에 입성한 기업은 수년 만에 대거 관리종목에 지정되는 등 문제점이 많다는 것이다. 상장 심사부터 심사위원을 누가 맡느냐에 따라 상장 난도가 달라지는 등 심사도 엄밀하지 못하다는 얘기마저 흘러나온다.
이 때문에 코스닥 시장이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으면서 짐을 싸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올 3월 파라다이스가 이전 상장을 결정하면서 올해 코스닥을 떠난 기업은 셀트리온과 합병한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포함해 총 6곳으로 늘었다. 이는 2002년(7곳), 2003년(6곳) 이후 최대치다.
정부와 거래소가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코스닥 상장사까지 밸류업 프로그램을 가동하겠다고 밝혔으나 코스닥 기업들이 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에 얼마나 동참할지는 미지수다. 투자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코스닥 상장 이후 주가가 폭락하는 현상부터 상장 이후 금세 다른 사업을 전개하는 업체가 비일비재하는 등 시장 전반이 투자자 신뢰를 잃고 있다”며 “2차 전지,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벤처가 태동하는 시장보다는 유가증권시장의 2부 리그 정도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