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테마주로 주목받고 있는 상지건설(042940) 전환사채(CB) 발행에 메리츠증권이 참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메리츠증권은 단독으로 CB 발행에 참여해 조기에 매각하면서 10% 수익률을 올렸다.
2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22일 상지건설 240만 주(59.35%)가 상장할 예정이다. 전환가액은 5000원이다. 전환가액이란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할 때 필요한 금액이다. 상지건설의 전환사채를 보유한 영파, 글로벌 제1호 조합, 엠제이앤리, 티디엠 투자조합 1호는 18일(230만 주), 21일(10만 주)에 걸쳐 전환청구권을 행사한다고 공시했다.
이들이 보유한 ‘제20회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CB’는 메리츠증권에서 시작됐다. 메리츠증권은 2022년 9월 22일 상지건설이 120억 원 규모로 발행하는 CB에 단독으로 참여했다. CB 만기는 올해 9월 23일까지로 3년이다. 메리츠증권이 상지건설의 CB 발행에 참여했을 당시 전환가액은 770원이다. 770원으로 상지건설 한 주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증권가에서는 메리츠증권이 상지건설 CB 발행에 단독으로 참여한 것에 대해 흔치 않은 일이라고 평했다. 통상 증권사의 경우 CB 발행에 직접 참여하기보다는 중계를 주선하는 역할을 맡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은 120억 원 규모로 발행한 전환사채를 2023년 11월 상지건설에 132억 원에 매각했다. 당시 전환가액은 533원이다. 사실상 조기 상환으로 메리츠증권은 CB 발행에 참여한 지 1년 만에 12억 원의 차익을 냈다. 상지건설은 해당 CB를 영파 등 투자자들에게 153억 원에 재매각했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상지건설 같은 중소형 건설주에 증권사가 단독으로 CB 발행에 참여한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메리츠증권이 적극적으로 투자처를 발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년 만에 10%의 수익률을 올렸음에도 메리츠증권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상지건설의 주가가 최근 10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10거래일 연속 상한가 기록은 상하한가 30% 제한 이후 삼성중공업(010140) 우선주가 세운 기록이 유일했는데 상지건설도 공동 1위 반열에 합류했다. 주가는 이달 2일부터 17일까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3165원에서 4만 3400원까지 무려 1271.25%나 뛰었다. 상지건설은 지난해까지 사외이사를 지낸 임무영 전 정무기획비서관이 과거 이 후보의 대선 캠프에 합류한 이력이 있어 이 후보의 테마주로 분류된다.
전환청구권 행사로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큰 수익률을 낼 것으로 보인다. 전환가액은 5000원으로 급락한 주가 대비 여전히 저렴한 가격이기 때문이다. 이날 기준 상지건설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9550원(25.10%) 내린 2만 8500원으로 전환가액 대비 470%나 높다. 영파 등 투자자들은 이날 기준 약 411억 원의 차익을 거둘 수 있다. 전환청구된 주식은 다음 달 20일부터 매도가 가능하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