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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선 소분 판매 일상화…"韓도 조제관리사 상주 등 규제 없애야"

[지구용 리포트] 리필 판매·포장재 감축 더딘 韓

'라벨' 의무화로 무포장 판매 한계

화장품도 덜어서 팔면 '제조' 규정

식약처, 일부 규제 완화 추진키로

알맹상점에서는 세제, 올리브유, 시나몬 스틱, 오레가노 등 다양한 제품을 소분 판매하고 있다. 사진 제공=알맹상점




4월 유럽의회에서 통과된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 규제안(PPWR)은 과일·채소의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과 식료품점의 경량 비닐봉지 등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패스트푸드 매장이나 카페에서도 일회용 케첩·설탕 등을 제공할 수 없다. 대신 다회용기 이용과 리필 판매를 권장한다. 식음료 테이크아웃 업체는 소비자가 직접 가져온 다회용기에 제품을 포장해 갈 수 있도록 준비를 갖춰야 한다. 이를 통해 2040년까지 포장재 폐기율을 2018년 대비 15% 정도 줄인다는 목표다. 이미 유럽의 제로웨이스트숍에서는 다양한 식료품·생필품·화장품 등을 소분 판매 중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현행 제도는 플라스틱 포장재 감축이나 리필 판매에 대한 고려가 미비하다는 평가다. 수십 종의 리필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제로웨이스트숍 ‘알맹상점’의 고금숙 대표는 “먹거리·비누 등은 별도의 라벨에 표시 사항을 붙이도록 돼 있고 의약외품으로 분류되는 고체 치약도 마찬가지”라며 “라벨을 붙이기 어려운 무포장 리필 제품은 소비자들이 큐알(QR)코드로 확인할 수 있게 하거나 원하는 이들만 표시 사항 스티커를 가져가도록 허용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리필숍’으로 등록된 사업장에 한해 규제를 유연하게 적용하면 무포장 판매 확산과 플라스틱 포장재 감축에 기여할 수 있다는 취지다.



리필 제품 판매가 가로막혀 있는 대표적인 품목은 화장품류다. 화장품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화장품을 소분 판매하는 매장에는 ‘맞춤형 화장품 조제관리사’가 상주하도록 돼 있다. 이미 안전한 환경에서 제조·유통된 화장품을 덜어서 판매만 해도 ‘화장품 제조’로 규정하는 현행법 때문이다. 식약처는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일부 품목에 대해 조제관리사 없이도 리필 매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7월까지 규제를 일부 개선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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