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1.3% 깜짝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수출회복세·내수부진’이라 판단을 유지했다.
KDI는 12일 발표한 ‘경제동향 5월호’에서 “내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생산 증가세가 둔화됐다”며 “다만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완화되는 흐름은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KDI는 3월 전년동기대비 전산업생산이 증가율(0.2%)이 2월(1.7%)보다 낮아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광공업 생산의 경우 2월 4.6% 성장한 것과 달리 3월에는 증가율이 0.7%에 그쳤다. 반도체 산업 생산 증가세가 여전히 30.3%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자동차(-9%), 금속가공(-10%), 전기장비(-22.6%)등 주요 생산 업종이 부진한 탓이다.
KDI는 “제조업 출하와 평균가동률도 하락하는 등 제조업 경기가 조정되는 모습”이라며 “서비스업 생산도 미미하게 증가한 가운데 건설 기성도 감소(-2.1%)해 전산업 생산 증가폭이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KDI는 “생산 증가세 둔화 흐름이 기업 심리에도 반영되는 추세”라면서도 “그러나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여전히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어 경기 흐름에 큰 변화가 있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KDI는 내수의 경우 여전히 부진하다는 입장이다. 고금리 기조와 조업일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민간소비·설비투자 실적이 모두 좋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KDI에 따르면 3월 소매판매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 감소했다. 의복(-0.9%)과 음식료품(-1.5%)이 줄었고 국내승용차(-11.3%)와 통신기기·컴퓨터(-12.7%) 등 내구재도 뒷걸음질 쳤다. 서비스 소비 동향을 살펴볼 수 있는 서비스업 생산은 1년 전보다 1% 올랐지만 민간 소비와 밀접하게 연관된 도소매업(-5.9%)과 숙박·음식점업(-3.7%)에서는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4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0.7이었다.
KDI는 설비투자의 경우 극심한 부진에서는 벗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고금리의 영향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3월 설비투자는 전년동기대비 4.8% 감소했다. 설비투자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국내기계수주(-10%)와 기계류 수입(-8.4%)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기성 역시 연초 일시적 증가세가 조정 국면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 건설투자의 선행지표가 되는 건설수주와 건축허가면적 역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편 KDI는 수요 부진으로 인한 물가상승세 둔화 흐름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DI는 지적학적 불안에 따른 유가 상승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면서도 “기조적 물가 흐름을 반영하는 근원물가의 상승률이 점차 하락해 물가안정목표(2.0%)에 근접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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