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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실적에 '버핏 효과'까지…밸류업 날개다는 보험주

KRX보험지수 올 24.6% 급등

5대 손보사 1분기 순익 2.5조

새 회계기준·버핏 '처브' 매수 호재





보험 업종이 1분기 호실적과 배당 기대,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의 글로벌 관련주 매입 소식에 최근 급등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보험주가 대표적인 저(低)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업들로 구성돼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주로 꼽히는 만큼 주주환원책 강화 여부에 따라 추가 상승 가능성을 꾀할 수 있다고 봤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보험 지수는 올 들어 지난 17일까지 24.58% 올라 관련 KRX 업종 지수 가운데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KRX300 금융과 KRX 은행, KRX 증권도 같은 기간 10~23% 상승률을 기록해 다른 업종보다는 월등히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보험보다는 낮았다.

개별 보험주가 상승 흐름을 보이면서 이들을 담은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17일 기준 최근 일주일 간 KODEX 보험은 5.47% 상승해 레버리지(차입)·인버스(역방향)를 제외한 전체 주식형 ETF 수익률 4위를 기록했다. 편입 비중 상위 3개사인 삼성화재(000810)DB손해보험(005830), 삼성생명(032830)이 이 기간 급등한 영향이 컸다.

보험 업종의 주가가 최근 강세를 보이는 것은 우선 고금리와 경기 침체 국면에서 1분기 상대적으로 호실적으로 기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14일 보험사 시가총액 2위인 삼성화재와 3위 DB손해보험이 시장 예상을 웃도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데 이어 삼성생명도 17일 시장 전망치를 넘어선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현대해상(001450)·KB손해보험 등 상위 5개 손해보험사의 별도 기준 1분기 합산 당기 순이익은 2조 5277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1조 9921억 원) 대비 26.8% 증가했다. 3년 연속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특히 시총 1위인 삼성생명은 경제 업체들이 1분기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 이후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준비금 적립으로 순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과 달리 수익 선방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버핏 회장이 이끄는 미국 투자기업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난해 3분기부터 스위스 취리히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상장 손해보험사 ‘처브(Chubb)’를 비밀리에 매입했다는 소식도 국내 보험주 상승세에 힘을 보탠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는 올해 3월 말 기준 처브 주식 약 2600만 주, 약 67억 달러(약 9조 852억 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처브 지분 인수 사실을 2개 분기 넘게 비밀로 유지했다. 이는 버핏 회장이 1분기 애플 주식을 대거 팔아치운 대신 은행주를 대거 매입했을 것이라는 시장의 추정과는 다른 행보였다. 상당수 투자 전문가들은 버핏 회장과 버크셔 해서웨이가 고금리 시대에 채권 투자 비중이 높은 보험사에 투자해 안정성을 추구한 게 아니냐고 추측했다.

전문가들은 보험주가 앞으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화답할 경우 추가 상승을 노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실제 삼성화재는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주주환원율을 기존 37.4%에서 2027년까지 50%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국내 증권사 15곳 가운데 13곳이 삼성화재에 대해 매수 의견을 제시했고 2곳은 비중 확대 의견을 냈다. 오는 8월 새로운 자본정책을 발표할 예정인 DB손해보험 역시 증권사 15곳 중 11곳이 매수 의견을 보였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화재는 현금 배당뿐 아니라 자사주 매입·소각도 검토하고 있다”며 “주주환원 정책 노선을 전향적으로 변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1분기 국내 보험사들의 호실적을 두고 산업 자체의 본질적인 수익성 개선보다는 제도 변경에 따른 일회성 환입 영향을 더 크게 받은 결과라며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보험사들의 1분기 실적은 세칙 개정 등 제도 변경으로 인한 일회성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은 만큼 본질적인 이익 체력 향상과는 거리가 있다”며 “일부 보험사가 주주환원 정책이 포함된 중장기 자본 정책 계획을 내놓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2분기 이후에나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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