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에 위치한 특급호텔인 그랜드하얏트서울 매각이 인수 측인 제이에스코퍼레이션(194370)의 잔금 납입과 함께 1년 4개월 만에 마무리됐다. 기존 주인이었던 KH필룩스는 호텔 및 주차장 부지 매각을 통해 총 4000억 원의 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H필룩스는 그랜드하얏트호텔 매각에 따른 인수 잔금 1800억 원을 22일 수령했다. 앞서 KH필룩스는 지난해 1월 그랜드하얏트호텔을 소유한 특수목적회사(SPC)인 서울미라마유한회사를 제이에스747(JS747)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총 거래가는 7300억 원이었으며 이 중 부채를 제외한 실제 인수 대금은 3800억 원이다.
JS747은 계약과 함께 400억 원의 계약금을 내고 지난해 6월 1차 잔금 1600억 원을 납입했다. 이후 1759억 원의 2차 잔금을 같은 해 12월까지 낼 예정이었지만 여의치 않아 지급일을 6개월 연장했고 이번에 만기를 한 달여 앞두고 잔금을 모두 치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자본시장에서 펀딩이 힘들고 특히 부동산은 클로징이 잘 안 돼 그랜드하얏트호텔 거래를 주시해왔다”고 말했다.
인수 주체인 JS747은 JS코퍼레이션과 블루코브자산운용이 그랜드하얏트호텔 인수를 위해 공동 설립한 SPC다. 당초 JS코퍼레이션은 일부 자금만 대는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할 예정이었지만 블루코브자산운용과의 협의를 통해 핵심 투자자로 나서게 됐다.
이번 2차 인수 잔금은 JS747이 신한투자증권을 통해 2000억 원 규모의 브리지론을 조달해 마련했다. 이에 대한 채무보증은 JS코퍼레이션이 맡았다. 만기는 다음 달 말까지인 단기 대출로 자체 유동성과 여신으로 상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JS코퍼레이션은 이와 별개로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을 활용해 1000억 원을 조달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P-CBO는 신용보증기금 보증으로 신용을 보강한 뒤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하는 제도로 유동성이 부족한 기업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종종 활용한다.
2차 잔금 납입을 끝으로 KH필룩스는 계약 체결 후 1년 4개월 만에 거래를 종결하게 됐다. KH그룹은 2019년 그랜드하얏트호텔 및 호텔 주차장 부지를 5620억 원에 인수한 뒤 주차장 부지만 2021년 부영주택에 약 2000억 원에 팔았다. 호텔과 주차장 부지, 유보금 등을 포함해 KH그룹이 그랜드하얏트호텔 투자를 통해 3년 만에 벌어들인 자금이 4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H그룹은 이 자금을 KH필룩스·KH전자·IHQ·KH건설 등 그룹 계열사들의 채무상환에 쓸 계획이다.
한편 그랜드하얏트호텔의 새 주인이 된 JS코퍼레이션은 버버리·마이클코어스·코치 등 명품 브랜드의 핸드백과 갭(GAP)·올드네이비 등 글로벌 브랜드의 캐주얼 의류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생산·수출하는 기업이다. 2016년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으며 2020년 글로 의류 제조사개발생산(ODM)사인 약진통상을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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