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준비된 기업부터 밸류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공시를 시작하라고 독려하고 나선 가운데 KB금융(105560)이 상장회사 가운데 처음으로 제도 도입 첫날 관련 예고 공시를 냈다.
KB금융은 27일 ‘기업가치 제고 계획 예고’ 공시를 내고 “이사회와 함께 지속 가능한 밸류업 방안을 논의했다”며 “이를 토대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마련해 4분기에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B금융은 이에 따라 4분기에 기업 현황, 향후 목표 설정, 계획 수립, 이행 평가 등을 공시할 예정이다. KB금융은 이와 관련해 이달 24일 외부 시장 전문가와 함께 한국 은행주의 저평가 원인과 투자자 의견을 공유한 뒤 사외이사, 계열사 대표, 지주 임원들과 함께 중장기 자본 관리, 자산 성장 계획, 주주 환원 정책 등을 상의했다.
KB금융은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 때문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대표 수혜주로 꼽힌다. KB금융은 지난달에도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연간 배당 총액을 1조 2000억 원 수준으로 정하고 ‘배당 총액 기준 분기 균등 배당’ 정책을 업계 최초로 도입한 바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밸류업 모범생으로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 해소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달 16일(현지 시간) 양종희(사진) KB금융지주 회장은 미국 뉴욕에서 글로벌 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열린 기업설명회(IR)에도 동참했다. 이복현 금감원장과 양 회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취지와 국내 상장회사의 기업가치 제고 의지를 해외 투자가들에 적극적으로 알렸다.
양 회장은 당시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지속적으로 10% 정도로 유지하기 위해 증권·보험·카드 등 비(非)은행 부문에서 수익을 창출하겠다”며 “명목성장률 정도로 성장하면서 수익이 창출된다면 가급적 많은 부분을 주주들에게 환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