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80% 이상으로 높이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중심의 주택 대출 규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김경환 서강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31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2024 주택금융 컨퍼런스’ 기조 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차주의 빚 부담 여력을 중심으로 대출 규제가 설계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금융사의 건전성 관리에 초점을 맞춘 대출 규제인 LTV를 최소 70~80%로 상향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김 교수는 중장기적으로 금융사가 DSR 40~50% 수준에서 대출 리스크를 자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DSR은 연 소득에서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모든 대출금의 원리금(원금+이자)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김 교수는 “차입자의 원리금 상환 능력 범위 내 대출 원칙과 대출 기관의 합리적인 리스크 관리를 보장하는 유연한 규제가 필요하다”면서 “대상 주택이나 지역 차등 규제를 통일해 단순하고 예측 가능하게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주택연금 가입을 위한 주택 공시가격 요건(12억 원 이하)도 완화해 가입 대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주택연금은 집을 가진 만 55세 이상 고령자가 집을 담보로 맡기고 집에 살면서 일정 기간 연금을 받는 제도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전세대출이 적정 수준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대출 시 차주의 상환 능력을 따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현재 전세대출은 DSR 등 대출 규제 대상에서 배제돼 있다. 김병국 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원 연구기획팀장은 “가계부채 리스크 관리와 임대차 시장 안정화를 위한 전세대출 관련 제도 개선을 검토해야 한다”면서 “전세대출에 부합하는 상환능력지표 도입을 통해 임차인의 부담 가능한 수준의 대출금 형성을 유도하고 소득 대비 과도한 전세대출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