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이번 주 코스피 지수가 2600포인트 내외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다시금 떠오르며 주가 상승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증권사들은 오는 7일과 12일 공개되는 미국의 고용 지표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향후 주가 흐름을 정할 이정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코스피는 24일 2687.60보다 51.08포인트(1.90%) 내린 2636.52에 거래를 마감했다. 당시 외국인투자가들은 물량을 대거 내던지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하루를 제외하고 모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매수 우위를 보였던 날도 순매수액이 453억 원으로 적었다. 특히 31일에는 1조 3399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난해 7월 이후 10개월여만에 최대치를 팔아치웠다. 한 주 간 외국인은 3조 2416억 원어치를 내던진 반면, 개인 투자자들과 기관은 각각 2조 4147억 원, 8050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하락을 지지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는 839.41에서 0.57포인트(0.07%) 상승한 839.98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3842억 원을 사들인 반면 기관과 개인은 1185억 원, 532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투자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 인하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한 이번 주도 국내 증시의 강한 상승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반응이다. 최근 국내 주식 시장이 미국 채권 금리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졌다는 이유에서다. 이경민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의 선물 매도가 대규모로 일어났을 때마다 어김없이 채권 금리의 반등이 수반됐다”며 “올 1월과 4월에도 채권 금리 반등과 외국인의 선물 매도가 코스피의 급락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NH투자증권(005940)은 이번 주 코스피 지수 예상 범위를 2580~2700포인트로 제시했다. 증시 상승 요인으로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낙관적인 실적 전망과 국내 기업들의 수출 호조를 꼽았다. 하락 요인으로는 미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방향성이 일관적이지 않은 미국의 경제 지표 등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앞으로 공개될 미국의 고용 지표와 FOMC 의사록이 시장이 우려한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상승 모멘텀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으로 봤다. 당장 31일(현지시간) 미국의 4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2.7% 오른 것으로 발표되며 시장 전망치와 부합했다. PCE는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 결정에서 주로 참고하는 인플레이션 지표로 알려졌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 시장이 현재 경기 침체, 혹은 추가 금리 인상 중 어느 한 가지 가능성을 크게 인식하며 불안해하기보다 1분기 실적 발표 직후 주가가 상승한 데 대한 조정의 빌미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다면 주식 시장의 조정폭이 크게 확대되기 보다 차익 실현 후 다시 상승을 타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이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급락을 야기했던 채권 금리와 달러화가 다시 하향 안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며 “통화정책에 대한 불안 심리가 글로벌 증시에 상당 부분 선반영됨에 따라 악재보다는 호재에 민감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류진이 SK증권(001510) 연구원 또한 “이번 하락이 추세적 하락의 시작이라고 단정 짓기에는 이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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