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엔저와 통계 기준 개편에 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앞질렀다. 이대로라면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가 수년 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5일 “국민계정의 기준년을 2015년에서 2020년으로 개편했다”며 “기준년이 달라지면서 지난해 1인당 GNI가 기존 3만 3745달러에서 3만 6194달러로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한국의 1인당 GNI는 전 세계 인구 5000만 명 이상의 국가 가운데 미국과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 6위다. 일본은 지난해 3만 5793달러를 기록했다. 최정태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GNI는 일본과 대만을 넘어섰다”며 “일본은 엔저 영향으로 우리나라보다 순위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1인당 GNI 4만 달러 달성도 2~3년 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 부장은 “환율이 안정된다는 전제 하에 수년 내 달성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국민 경제의 구조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 5년마다 기준년을 개편하고 있다. 과거 조사 기반이던 경제총조사가 행정 등록 기반으로 바뀌면서 소규모 사업자들이 많이 포착돼 전반적인 경제 규모가 커졌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새 통계에서 2020년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2058조 원으로 기존 2015년 기준(1941조 원)보다 6% 늘었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돌파한 시기도 2017년에서 2014년으로 3년 당겨졌다. 한국의 1인당 GNI는 2014년 3만 798달러로 집계됐다. 문재인 정부 시절이 아닌 박근혜 정부 시절에 3만 달러 시대가 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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