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상생을 주요 경영 과제로 설정하고 지역 활성화에 적극 나서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기존 지역 특산물을 구매하거나 소외된 이웃을 돕는 1차원적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를 만들거나 이색적인 사회 공헌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기업들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나서며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시몬스가 공장과 연구 시설이 있는 경기 이천시에 2018년 만든 복합 문화 공간인 ‘시몬스 테라스’에는 지금까지 5년간 100만 명의 방문객들이 다녀갔다.
이곳을 방문한 방문객들은 침대 제작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박물관과 시몬스의 제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쇼룸은 물론 미국 유명 대학의 카페테리아 안에 들어온 듯한 인테리어 속에서 미국식 핫도그를 즐길 수 있다. 또 주말에는 재즈 등 각종 문화 공연까지 진행되면서 이천시 ‘핫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이천 지역 농특산물 직거래 장터인 ‘파머스 마켓’을 통해 이천 농가의 판로 개척을 지원하는 등 지역 경제도 돕고 있다. 실제 지난해 크리스마스 휴일 이틀간 3만 명의 방문객이 다녀간 ‘일루미네이션’ 행사 기간에는 인근 음식점 저녁 매출이 30% 이상 늘어나기도 했다. 시몬스 관계자는 “이천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다양한 ESG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며 “지역사회의 발전뿐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 외에 시몬스는 비활성화된 상권을 중심으로 철물점 콘셉트의 ‘시몬스 하드웨어 스토어’와 식료품점으로 콘셉트를 바꾼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등을 운영하며 침체된 골목상권 살리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고령화로 노인 인구가 늘어가면서 디지털 변화에 취약한 이들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시켜주기 위한 사회 공헌 프로그램도 나오고 있다. 특히 효율성이 떨어지는 기존 강의식 교육의 한계를 넘어 은행·병원·식당 등 일상생활 속 환경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장소에서의 교육을 통해 단순 체험 이상의 효과를 노리고 있다. 체험센터는 △시니어 디지털 아카데미 사업을 소개하는 홍보존 △은행·주민센터, 패스트푸드, 병원·약국, 영화관 등 장소별로 상황에 맞게 디지털 기기 체험을 할 수 있는 체험교육존 △보이스피싱·스미싱 사기 범죄 피해를 예방하는 방법과 온라인 예절을 영상으로 교육하는 윤리·영상교육존 △커피 등 음료를 마시고 쉬면서 담소를 나누는 실내외 커뮤니티존으로 구성돼 있다.
에스원 관계자는 “노인 디지털 약자들이 키오스크와 스마트폰 등 모바일 디지털 기기를 능숙하게 활용해 생활의 불편을 해소하고 나아가 취업 역량까지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시니어 세대가 디지털 사회에서 생활 속 불편함 없이 제2의 인생을 누릴 수 있도록 동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보안 업체 에스원은 서울 종로구 탑골미술관을 시작으로 인천에서 정보기술(IT) 약자인 노인들을 위한 ‘디지털 체험센터’를 개소했다. 지금까지 두 달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2100명의 노인들이 관련 교육을 이수했다. 에스원은 인천 이후 오산에도 디지털 체험센터를 열 예정이다.
해변이나 하천을 입양해 정기적으로 환경 정화에 나서는 기업도 있다. 지난해 경기 화성시에 위치한 궁평리해수욕장을 반려 해변으로 입양한 깨끗한나라는 이달 8일 ‘세계 해양의 날’을 맞아 최근 ‘깨끗한 바다 가꾸기’ 활동을 실시했다. 임직원 50여 명이 모여 2㎞에 달하는 해변에서 폐플라스틱, 낡은 그물, 비닐 등 해양 쓰레기 총 351㎏을 수거했다. 이 중 플라스틱 쓰레기만 186㎏에 달하며 이는 500㎖ 페트병 약 1만 5000개 규모다.
유리 밀폐 용기 브랜드 글라스락을 보유하고 있는 SGC솔루션 역시 2022년 충남 보령시 원산도해수욕장을 반려 해변으로 입양한 후 지속적으로 환경 정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올해는 SGC솔루션의 임직원뿐 아니라 충남도청, 보령시청, 충남연구원 기후변화대응연구센터 등 반려 해변이 위치한 지역의 기관도 함께 참여했다. 아울러 반려 해변 정화 활동의 연장선으로 지역사회 취약 계층을 위한 글라스락 유리 용기 기부 또한 진행할 계획이다.
사업장 인근에 위치한 하천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기업도 있다. 코웨이는 본사가 위치한 서울 구로구 인근에 흐르고 있는 안양천 정화를 위해 EM(Effective Microorganism) 흙공 제작 및 던지기를 진행하고 있다. 올 4월 3회 차를 맞이한 이 활동은 임직원과 그들의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사회 공헌 프로그램으로 현재까지 누적 약 1만 개의 흙공을 만들어 안양천 정화에 앞장서고 있다.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 코스맥스는 화성 공장에 위치한 발안천의 수질 관리를 위해 지난해부터 화성시 및 화성시환경재단과 함께 생물 다양성 보전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하천 정화, 수질 및 식물 조사, 유해 식물 제거, EM 흙공 던지기 등 다양한 환경 보전 활동을 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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