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경상수지가 1년 만에 적자를 나타냈다. 상품수지는 흑자를 이어갔지만 외국인 배당 지급이 많이 늘어난 영향이다. 한국은행은 수출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배당 지급도 계절적 요인인 만큼 5월부터는 경상수지가 다시 흑자로 돌아설 거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4월 경상수지는 2억 9000만 달러(약 3990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3월 69억 3000만 달러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됐다. 경상수지 적자는 지난해 4월(-13억 7000만 달러) 이후 1년 만이다.
4월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것은 기업들의 외국인에 대한 배당 지급이 크게 늘면서 배당소득수지 적자 규모가 커진 영향이다. 4월 배당소득수지는 35억 8000만 달러 적자로 지난해 4월 12억 달러 적자보다 규모가 확대됐다. 적자 규모는 2021년 4월 이후 3년 만에 최대다. 배당소득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면서 4월 본원소득수지도 33억 7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통상 12월 결산에 따라 외국인 배당이 4월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배당소득수지는 2018년부터 2022년 평균 35억 3000만 달러 적자와 비슷한 수준으로, 법인 감면 혜택 영향이 있던 지난해보다 적자 폭은 커졌지만, 그럼에도 배당 수입은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했다.
상품수지는 51억 1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이 581억 7000만 달러로 지난해 4월보다 18% 증가했다. 품목 중에서는 반도체(54.5%)·석유제품(18.7%)·정보통신기기(16.7%)·승용차(11.4%)가 늘었고 철강 제품(-4.9%) 등은 뒷걸음쳤다. 지역별로는 EU(-7.1%) 지역으로의 수출은 감소세가 지속됐지만, 동남아(26.1%)와 미국(24.3%), 중국(9.9%) 등 대부분 국가로의 수출이 증가했다.
한은은 향후 대미 수출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송 부장은 "앞으로 미·중 무역 분쟁 등에 따라 예단하기는 힘들지만, 대미 수출 증가세는 확실하다"면서 "대중 수출 회복 속도는 두고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입(530억 6000만 달러)도 1년 전보다 9% 증가했다. 석유제품(23.3%)·가스(21.9%)·원유(17.8%) 등 원자재 수입이 5.5% 늘었고 반도체(20.2%)·정보통신기기(11.8%) 중심으로 자본재 수입도 3.7% 증가했다. 가전제품(26.3%)을 비롯한 소비재 수입 증가율도 8.4%에 이르렀다. 원자재 가격도 증가했다. 통관 기준 석유, 가스 등 원자재는 전년 동월 대비 5.5% 늘었고 반도체, 정보통신기기 등 자본재는 3.7% 증가했다. 가전제품, 직접소비재 등 소비재는 8.4% 늘었다.
송 부장은 "4월 원유 가격이 오르면서 수입액이 늘었고 정유사들의 가동률도 올라가면서 수입물량도 늘어나면서 전체적으로 수입이 늘었다"고 말했다.
서비스수지는 16억 6000만 달러 적자였다. 3월(-24억 3000만 달러)보다는 적자 폭이 줄었지만 10억 달러가 넘는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여행수지가 8억2000만 달러 적자, 지식재산권수지가 3억 1000만 달러 적자를 각각 나타냈다.
한은은 4월에는 배당금 지급 확대 등 일시적인 요인에 의해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섰지만 5월에는 다시 흑자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송 부장은 "5월에도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통관기준 무역수지 흑자가 확대되고 있는 데다 4월 결산 배당 영향도 사라지면서 경상수지는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자본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4월 중 66억 달러 줄었다. 경상수지와 마찬가지로 1년 만의 감소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39억 3000만 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23억 6000만 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35억 1000만 달러 불었고, 외국인의 국내 투자도 채권 위주로 56억 2000만 달러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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