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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소득 고려하니 노인빈곤율 떨어졌다…37.7%→23.5%

[한국경제학회 국제학술대회]

노인자산 82%가 부동산…코흐트별 편차 상당

요양보험 가입시 의료비 609만 원 절감 효과

한전채 대량 발행에 우량채 시장 위축 확인도

“공기업 채권 발행시 국채처럼 관리할 필요”

한국경제학회 홈페이지 캠쳐




부동산 자산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소득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14~15%포인트 떨어진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우리나라 노인세대 상당수가 부동산 자산으로 노후대비를 하기 때문에 이를 반영해야 노인 소득 현황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통상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인 40% 내외로 알려져 왔다.

이승희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은 19일 강원도 평창알펜시아리조트에서 열린 한국경제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한국의 노인빈곤’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 부연구위원에 따르면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2021년 기준 37.7%에 달하지만 이는 고령 세대 자산의 82.4%가 부동산이라는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결과다. 이는 미국(38.7%), 일본(51.2%), 영국(60.4%) 노인 세대 자산의 부동산 비중보다 높은 수치다.

이에 이 부연구위원이 ‘포괄소득’을 바탕으로 재측정하니 2021년 기준 노인 빈곤율은 37.7%에서 23.5%로 하락했다. 포괄소득은 통상 가처분소득에 부동산을 보유함으로서 발생하는 자본이득을 반영한 것이다.

이 부연구위원은 출생 시기별로 노인빈곤율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에도 주목했다. 우리나라가 저소득 국가이던 시절 경제활동을 한 뒤 노년층에 진입한 1930~1940년대생과 고성장 시대에 청장년 시기를 보낸 50년대생이 처한 소득불평등은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1년 기준 1930년대생의 노인빈곤율은 56.3%에 달하는 반면 1940년생은 44.5%, 1950년생은 27.8%였다. 1950년대 후반 출생자로 한정하면 노인빈곤율은 18.7%까지 떨어졌다. 이 부연구위원은 “보유 자산과 출생 코호트를 고려해야 정말 빈곤한 노인을 찾을 수 있다”며 “이러한 점들을 고려해 기초연금과 같은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 남구 덕남동 시립제2요양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입원 환자 전원 조치를 위해 내부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장기요양보험에 가입하면 연간 수백만 원의 의료비가 감축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중증 환자들이 적시에 요양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데다 통원치료 과정에서 생기는 과잉진료가 줄어든 결과로 보인다. 장기요양보험은 지난 2008년 처음 도입됐다.

한유진 연세대 교수는 19일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열린 한국경제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장기요양보험이 건강보험과 의료비용을 낮추는가?’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한 교수는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에 가입한 노인 세대 51만 1953명의 패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장기요양보험에 가입할 경우 연 평균 609만 원의 의료비 지출이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한 교수는 “절감 규모가 다소 크게 측정됐을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장기요양보험의 경제적 효과가 확인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논문에 따르면 장기요양보험에 가입할 경우 의약품 비용도 연 평균 564만 원 절감됐다.



장기요양보험 제도는 해외에서도 그 효과가 입증됐다. 진 펑 푸단대 경제학과 교수 등이 분석한 결과 2012년 상하이시가 장기요양보험을 도입한 이후 가입자의 3차병원 방문 빈도가 8.1% 감소했다. 진 교수에 따르면 장기요양보험에 1 위안을 투입할 때마다 건강보험지출이 8.6위안 감소했다.

곽준희 서강대 교수가 19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열린 한국경제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주재현 기자


한국전력이 2021년 이후 회사채를 대량 발행하는 과정에서 우량 회사채 시장이 위축됐다는 실증분석 결과도 나왔다. 신용등급이 높은 공기업 채권이 쏟아지면서 시장 자금을 빨아들이는 ‘구축 효과(crowding effect)’가 발생한 셈이다.

곽준희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19일 강원도 평창알펜시아리조트에서 열린 한국경제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한 ‘공기업 채권 발행이 회사채 시장에 미치는 영향:한국전력 사례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곽 교수는 “한전 채권 발행량이 1% 늘어날 때마다 신용등급 AAA 이상의 우량채 시장의 거래량이 0.2% 줄었다”고 설명했다. 적자를 보전하기 위한 한전의 채권 발행이 다른 공기업이나 우량 기업의 자금 조달을 방해한 것이 확인된 셈이다. 회사채 시장에서의 한전채 발행 비중이 1%포인트 증가하면 우량채 시장의 신용 스프레드 역시 2.643bp(bp=0.01%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곽 교수는 공기업 회사채의 특수성을 고려해 대량 발행 시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공기업 채권이 국채와 유사한 구축 효과를 시장에 미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대량 발행 시 국채와 함께 통합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앞서 한전은 수조 원대의 적자를 감당하기 위해 2021년 6월부터 2023년 3월 사이 약 50조 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주로 2~4년 단기물 발행에 치중한 탓에 이 기간 한전채 잔여 만기일의 평균은 7.05년에서 3.61년으로 줄었다. 회사채 시장에서 한전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3.01%에서 38.27%로 늘었다.

한편 이날 국제학술대회에 참여한 카토 하야토 오사카대 교수는 2021년 140개국이 합의한 글로벌 최저한세율이 도입될 경우 각국 세수의 총합이 증가한다는 분석을 내왔다. 현행 세율(15%)에서는 다국적기업 보유국이 세수 증가폭이 미보유국 세수 감소폭보다 다소 줄어들기 때문이다. 곽보름 한국은행 부연구위원은 미래 인플레이션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 편차가 커질수록 통화정책의 효과가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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