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배출량을 줄이지 못하면 2100년까지 바다의 68%가 1년 내내 폭염에 노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육지에서는 더워진 바다로 인한 강력한 태풍, 극심한 이상기후와 같은 재난을 겪게 되는 것이다.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조양기 교수 연구팀은 21일 국제학술지 '지구의 미래'(Earth's Future) 최신호에 실린 논문에서 2100년 탄소 배출량이 지금의 두 배가 되는 고탄소 시나리오와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저탄소 시나리오(SSP1-1.9)에 따른 평균 해수면 온도 변화를 비교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논문에 따르면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2071~2100년 평균 해수면 온도는 1985~2014년의 평균보다 최대 2.70도 상승했다. 반면 저탄소 시나리오에서는 세기말 해수면 온도 상승 폭이 0.53~0.61도로 줄었고 특히 2050년대 이후에는 해수면 온도가 거의 오르지 않았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면 해양열파 현상이 큰 폭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다의 폭염'이라 불리는 해양열파는 닷새 이상 평년보다 비정상적으로 높은 해수면 온도를 기록하는 현상이다.
탄소 배출량을 줄이지 않으면 해양열파 지속 기간이 길어질 전망이다. 고탄소 시나리오에서는 전 세계 바다의 68%가 일년 내내 해양열파에 노출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양별로 보면 인도양은 93%, 태평양은 76%, 대서양은 68%가 영구적인 해양열파에 영향을 받게 된다. 저탄소 시나리오에서는 이 비율이 0.02∼0.07%로 줄어들었다.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해양열파 지속 기간이 길다 보니 발생 빈도는 저탄소 시나리오에서 오히려 더 높았다. 현재는 1년에 1∼3회 발생하는 해양열파는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2∼12회 잦아지고, 저탄소 시나리오에서는 고탄소 시나리오보다도 2∼6회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열파 강도는 고탄소 시나리오와 비교할 때 저탄소 시나리오에서 1도가량 낮았다.
조양기 교수는 "바다는 비열이 크고 밀도가 높아서 대기보다 1000배 많은 열을 함유한다"며 "실제로 지구에서 열이 얼마나 오르내릴지를 결정하는 것은 바닷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후는 경제보다 훨씬 긴 기간에 걸쳐 인류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탄소중립을 특정 국가만 노력한다고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만큼 국가 간 협력이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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