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들이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팔을 걷어부쳤다. 당장 개발 인력으로 투입할 수 있는 청년층뿐 아니라 어린이·청소년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기 위해 재단을 설립하고 플랫폼도 신설·운영한다. 전 세계적으로 하이테크 분야의 인력 부족 현상이 이어지면서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인재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최근 스마일게이트는 창의성 교육 연구조직인 ‘퓨처랩’을 독립 재단법인으로 출범했다. 향후 퓨처랩은 어린이와 청소년이 창의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생애주기에 맞는 성장 지원 프로그램 등을 기획할 방침이다.
재단 운영에는 스마일게이트 창업자인 권혁빈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권 CVO는 대학 시절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개발자 양성 프로그램인 ‘소프트웨어 멤버십’을 수료하는 등 기업으로부터 지원을 받은 경험이 있다. 권 CVO는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1990년대 삼성전자로부터 수혜를 받은 데 대해 감동을 받은 경험이 있어 성공한 후 비슷한 일을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예비·초기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투자와 성장을 지원하는 창업재단 오렌지플래닛을 운영 중이다. 2010년 ‘오렌지팜’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민간 최대 규모의 청년 창업 원 센터로 자리잡은 오렌지플래닛이 과거 10년 간 육성한 스타트업의 기업가치만 3조 2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넥슨도 올해 비브라스코리아와 손잡고 무료 코딩 교육 통합 플랫폼인 ‘비코’를 런칭했다. 넥슨은 비코를 통해 누구나 손쉽게 코딩을 접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개발자들을 두루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도 비코를 활용하면 체계적으로 코딩을 배울 수 있어 디지털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김정욱 넥슨코리아 부사장은 올해 2월 “비코가 코딩의 대중화를 위해 주요한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컴투스(078340)는 ‘서버 캠퍼스’ 프로그램을 운영해 서버 개발자를 육성하기 위한 무료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에 선정된 개발자를 대상으로는 100만 원의 장학금과 컴투스 채용 기회도 주어진다.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크래프톤(259960)은 글로벌 인재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BGMI)’의 흥행으로 인도에서 입지를 다진 크래프톤은 2월 인도 공학·경영 대학과의 연계 채용 프로그램인 ‘크래프톤 인디아 얼리 탤런트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인도 게임 스타트업 대상 멘토링 프로그램인 ‘크래프톤 인디아 게이밍 인큐베이터(KIGI)’를 통해 재정 지원과 게임 출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게임사들은 이같은 투자가 개발자들 사이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중장기적으로 고급 인재를 확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특히 취업을 준비 중인 청년층뿐 아니라 어린이·청소년들까지 지원하면서 코딩 등 기술에 대한 장벽을 낮추고 중장기적으로 정보기술(IT) 산업을 이끌어갈 인재들을 육성하겠다는 포부다. 인공지능(AI) 등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이 게임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인재 확보를 위한 경쟁은 점점 더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게임사들도 해외 곳곳에 퍼진 인재들을 영입하기 위해 본사 탐방 프로그램, 연봉 확대, 인턴 제도 등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AI를 전공하거나 기술 이해도를 갖춘 개발자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올라간다”며 “첨단 기술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고급 인재들을 확보하려는 게임사 간 경쟁이 점차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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