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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거품론'에 엔비디아·슈퍼마이크로·퀄컴·ARM 급락


글로벌 시가총액 1위에 올랐던 인공지능(AI) 대표주 엔비디아가 좀처럼 힘을 못쓰고 있다. 3거래일 연속 급락으로 시총은 어느덧 3위로 내려앉았다. AI 수혜주로 꼽혀온 슈퍼마이크로·퀄컴·ARM 역시 5~8%대까지 급락하며 시장 일각에서 ‘AI 거품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미 샌타클라라 엔비디아 본사 전경. 사진제공=엔비디아




24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는 전장보다 6.68% 하락한 118.1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3거래일 연속 하락해 최고점이던 이달 18일 135.58달러 대비 13% 가량 빠졌다. 3조3350억 달러를 훌쩍 넘어섰던 시가총액도 2조9100억 달러로 줄어들어 시총 순위가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에 이어 3위로 복귀했다.

엔비디아 주가 하락은 최근의 급등세에 대한 반작용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 주가는 1년 반 사이 7.5배 가량 급등했다. 올해 상승률만 150%에 달한다. 지난 5월 22일 실적발표 이후 한달간 주가 상승폭만 30%선이다. 여기에 10대 1의 액면 분할 직후 글로벌 시총 1위에 오르자 차익실현 매물들이 쏟아지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따른다.

다만 AI 대표주들의 동반 하락은 ‘AI 거품론’에 대한 우려를 키운다. 올해 엔비디아 이상 상승률을 보여온 슈퍼마이크로는 전 거래일보다 8.65% 하락했다. 엣지(온디바이스) AI 기대감에 상승세를 펼쳐온 퀄컴과 ARM도 각각 5.5%, 5.76% 내렸다.



일각에서는 거품론에 근거가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AI 서비스로 수익을 얻을 MS 등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업체보다 AI 가속기를 파는 엔비디아 시총이 더 높은 현재의 상황이 기형적이라는 이유에서다. ‘금광’인 AI 수익화 방안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종의 ‘곡괭이’ 역할을 하는 AI 칩셋 구매가 무한 지속될지에 근본적인 의구심이 붙고 있다. AP 통신은 “AI 열풍이 과열돼 주식 시장의 거품과 투자자들의 지나친 기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고 짚었다.

주식 비중을 줄이겠다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현재 지수가 충분히 높아 연내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블룸버그통신은 자체 조사 결과 투자자 4분의 1이 다음달 주식 보유량을 줄일 계획이라고 응답했다며 “586명의 전문가들이 올해 S&P 500 지수가 5606으로 마감한다는 전망을 내놨는데 이는 현재보다 2.5% 높을 뿐”이라고 전했다.

시장은 26일 마이크론 실적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포함한 메모리 3사 중 가장 이른 시기에 실적을 공개해 반도체 시장 풍향계 역할을 하곤 한다. 자산운용사 밀러 타박의 맷 말레이 수석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몇몇 대형 기술 기업의 약점이 나머지 부분에도 영향을 미쳐 광범위한 시장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마이크론 실적 발표가 핵심적인 지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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