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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사흘간 13% 급락에 떠오르는 '닷컴버블 악몽’…인텔·시스코 전철 밟나

사흘 연속 주가 내림세…4300억 달러 증발

“최고점 이후 하락, 닷컴버블 시기 시스코 유사” 우려 제기

젠슨 황 엔비디아(NVIDIA) 최고경영자(CEO). AP 연합뉴스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 주가가 사흘 만에 13%가량 하락해 조정 국면에 진입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2000년초 ‘닷컴 버블’ 당시 주저앉은 시스코의 경우를 답습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장 대비 6.68% 하락한 118.1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4월19일(-10.0%) 이후 최대 하락률이다.

앞서 엔비디아는 지난 18일 135.58달러를 기록하며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시총 1위에 올랐다. 그러나 20일(-3.54%)부터 하락세를 달리다 24일까지 3거래일 연속으로 내려앉았다. 3거래일 기준 엔비디아의 시총 감소 규모는 사상 최대인 약 4300억 달러(약595조 원)에 이른다. 현재 엔비디아의 시총 순위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에 이은 3위다.

주가가 최고점을 찍은 이후 연이어 하락하는 것은 차익 실현 매물이 시장에 대거 나오며 종종 발생하는 현상이다. 그러나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엔비디아가 2000년초 닷컴버블 시기의 시스코 주가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사이 인터넷 사용 급증에 따라 관련 기업들이 대거 뉴욕 증시에 진입했다. 이때 많은 인터넷 기업들의 주가가 고공행진하면서 막대한 자금이 몰렸지만 비즈니스 모델의 부재 등으로 인해 고평가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닷컴 버블이 붕괴됐다. 이 중 대표적인 기업으로 시스코가 거론된다.



1990년 상장한 시스코는 2000년 3월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시가총액 1위 기업에 등극했다. 그러나 닷컴 버블 붕괴 이후 2002년 10월 8.60달러까지 폭락, 현재까지도 24년 전 고점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시스코의 주가는 50달러 미만이다.

EPA 연합뉴스


미국 투자회사 BTIG의 조나단 크린스키 수석 시장 기술 분석가는 “1990년 이후 미국 기업이 200일 이동평균선을 상회하면서 가장 큰 폭으로 거래된 것은 2000년 3월 시스코가 기록한 80%였다”면서 “엔비디아 주가는 최근 200일 이동평균선보다 약 100% 높은 수준에서 거래돼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스코와 엔비디아의 근본적인 차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지난 5년 동안 엔비디아는 4280% 상승했는데, 이는 시스코가 2000년 3월 정점을 찍기 전 5년 동안 4460% 상승한 것과 유사하다”고 CNBC에 전했다.

그러나 두 회사를 동일하게 볼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2000년 당시 시스코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존 체임버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두 회사가 여러 유사점이 있긴 하지만, AI 혁명의 역학 구도는 이전의 인터넷 혁명이나 클라우드 컴퓨팅 혁신과 다르다고 전했다. 그는 “AI는 시장 기회의 규모 측면에서 인터넷과 클라우드 컴퓨팅을 합한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변화의 속도도 다를 뿐만 아니라 시장의 규모도 다르고, (엔비디아가) 가장 가치 있는 기업에 도달한 단계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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