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2032년까지 독자 기술로 항공 엔진을 개발하겠다는 장기적 목표를 세웠다. 현재 세계적으로 항공 엔진을 설계부터 제조까지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밸류 체인 최상위 기업은 미국의 프랫앤휘트니(P&W)와 GE에어로스페이스, 영국의 롤스로이스 등 ‘빅3’뿐이다. 후발 주자인 한국은 성공할 수 있을까.
P&W 출신인 비토 모레노 코네티컷대 교수는 26일(현지 시간) 미국 코네티컷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법인(HAU)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굉장히 도전적인 과제”라며 “한국 정부가 경제적인 지원을 하고 시간을 준다면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모든 인프라가 새로 조직화 돼야 하기 때문에 10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모레노 교수는 “독자적 엔진 개발을 위해서는 인재를 배출해낼 수 있는 교육 과정이 있어야 하고 이를 통해 엔지니어링 인재가 계속 배출돼야 한다”며 “어떤 예측을 하든 그보다 2~3배 예산과 시간이 든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현재 각 국가가 기술 국산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후발 주자가 큰 업체를 뛰어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틈새시장을 찾아야 한다. 결국 연료 효율성이 대단히 뛰어나면서 조용하고 친환경적인 엔진을 만들어야 고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P&W 출신인 옴 샤르마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 연구센터 시니어 팰로우는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보잉에서 지난 몇 년간 사고가 발생한 것은 돈을 벌고자 하는 생각 때문에 기술적이지 않은 사람들을 조직에 투입할 때 많았기 때문”이라며 “항공 엔진은 기술적 전문가들이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항공 엔진을 만들기 위해선 어떤 전략을 가질지, 내 기술을 경쟁자와 어떻게 차별화할지를 세심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한국은 기술력이 굉장히 뛰어난 만큼 향후 엔진 생산 분야에서도 얼마든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