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처음으로 웹사이트를 번역해 제공한 국가가 한국입니다. 앞으로도 한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입니다.”
딜런 필드 피그마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2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컨피그 2024 APAC(아시아태평양)’에 참석해 한국 시장에 대한 큰 관심을 드러냈다. 피그마에 따르면 LG와 카카오 등 국내 대표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피그마의 디자인 협업 툴을 활용하고 있다.
피그마는 2012년 설립 후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 경험(UX)과 관련한 디자인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소프트웨어(SW) 기업이다. 지난 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연례 컨퍼런스인 ‘컨피그’를 연데 이어 이번에 아태 지역의 고객사와 기업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신기술을 소개했다.
피그마는 이번 행사에서 명령어를 입력하면 AI가 웹사이트 초안을 만들어주는 ‘피그마 AI’를 아태 지역에 처음 소개했다. 디자이너가 ‘메이크 디자인’이라는 툴을 사용해 프롬프터에 “아시안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 관련 웹사이트를 만들고 싶어”라고 입력하면 AI가 이에 맞춰 초안을 만들어준다. 웹사이트 내에 들어가는 사진·설명·디자인까지 모두 AI가 구성하고, 번거로운 레이어 생성 작업도 AI가 자동화해준다. 뿐만 아니라 만들어진 여러 초안을 선택해 ‘프로토타입 만들기’를 실행하면 AI가 각 화면을 연결해 실제로 작동이 되는 프로토타입을 만들어준다.
이 외에도 피그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파워포인트(PPT)처럼 발표 자료를 만들 수 있는 ‘피그마 슬라이드’도 선보였다. 해당 기능들은 올해 베타 버전을 거친 후 내년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딜런 CEO는 “반복적인 작업들은 AI가 맡음으로써 디자이너들은 본질에 집중하며 창의성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본다”며 “오픈AI의 GPT와 아마존의 타이탄 등 다양한 모델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그마는 최근 2년 간 AI 관련 서비스를 선보인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AI 사업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 예정이다. 유키 야마시타 피그마 최고제품책임자(CPO)는 향후 AI 사업 로드맵을 묻는 질문에 “서비스의 시작부터 끝을 아우르는 ‘엔드 투 엔드(End to End)’ 라이프 사이클을 생각하고 있다”며 “올해는 디자이너들이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딜런 CEO는 ‘상상과 현실 사이의 격차를 없앤다’는 피그마의 창립 비전에 맞게 앞으로도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직은 이르지만 지난해 출시한 브레인스토밍 툴인 ‘피그마잼’부터 이번에 선보인 피그마 슬라이드에 이르기까지 서비스를 활용해 사람들의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가 실제 상품으로 구체화될 때 매우 신이 난다”며 “아이디어가 상품으로 현실화되는 과정에 방해가 되는 경계들을 우리의 AI 기술이 개선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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