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호조로 5월 경상수지가 2년 8개월 만에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6월에도 흑자가 이어지며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가 전망치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경상수지는 89억 2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2021년 9월(95억 1000만 달러) 흑자 이후 최고치다. 1∼5월 누적 경상수지는 254억 7000만 달러로 한은이 제시한 상반기 전망치 279억 달러의 91.2%를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50억 3000만 달러)과 비교해 305억 달러 개선됐다.
5월 상품수지는 87억 5000만 달러 흑자를 내면서 14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흑자 규모는 2021년 9월(95억 4000만 달러 흑자) 이후 가장 크다. 반도체 수출이 1년 전보다 53% 늘면서 전체 수출을 견인했다.
지난달 외국인 배당 지급으로 적자를 냈던 본원소득수지도 17억 6000만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서비스수지는 12억 9000만 달러 적자였으나 적자 폭은 전월(-16억 6000만 달러)보다 줄었다.
한은은 6월 경상수지 흑자 폭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상품수지와 본원소득수지의 흑자 폭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상품수지 산출 기초 자료가 되는 통관 기준 무역수지는 6월 80억 달러 흑자로 5월(49억 6000만 달러)보다 더욱 늘며 2020년 9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무역수지와 상품수지는 모두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값이지만 무역수지는 수입액에 운임과 보험료까지 포함하는 탓에 통상 상품수지보다 흑자 폭이 작다. 상반기 경상 흑자가 전망치를 뛰어넘으면 연간 전망치(600억 달러)도 상향 조정될 수 있다. 본원소득수지도 6월에는 외국인투자가에 대한 분기 배당 지급이 사라지면서 흑자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해 상반기 외국인직접투자(FDI)는 153억 4000만 달러로 역대 3위를 기록했다. 역대 1위였던 지난해 상반기보다는 17.4% 감소했다. 지난해의 경우 미국·유럽 지역 세 차례 정상 순방이 FDI 증가에 영향을 미치면서 대폭 늘어난 바 있다.
올해 상반기는 기계장비·의료정밀, 의약 등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관련 산업 및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소부장에서 기계장비·의료정밀은 11억 1000만 달러를 기록해 102.6% 증가했고 의약은 4억 7000만 달러로 70.6% 늘었다. 반도체와 2차전지가 포함된 전기·전자는 36억 4000만 달러로 집계돼 25.7%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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