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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금융 장악한 '서울대 경제학과'…금융위원장은 4연속

금융위·금감원·한은 수장 장악 계속

조직 내 화합·다양성 저해 우려도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5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이 금융위원장 후보자로 임명되면서 4연속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 금융위원장 탄생을 앞두고 있다. 최종 임명 시 양대 금융당국 수장은 물론, 한국은행장, 금융부위원장, 산업은행·수출입은행장 등 각종 경제·금융 분야 요직을 ‘서울대 경제학과’가 꿰차는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정책 수립 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특정 대학·학과 선후배 관계로 얽힌 만큼 다양성이 저해되고 합리적인 의사 결정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1971년 경남 마산에서 태어나 부산 사직고를 졸업했다. 이후 서울대 경제학과 90학번으로 입학해 1993년 제37회 행정고시에 합격하면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거쳐 최종 임명되면 역대 최연소 금융위원장이자 4연속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 금융위원장이 탄생하게 된다. 7대 은성수 전 위원장부터 8대 고승범 위원장, 김주현 현 위원장까지 모두 같은 학교 같은 과 출신이다.



양대 금융당국 수장 중 한 명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도 같은 과 선후배다. 이 원장이 91학번으로 김 후보자보다 1년 후배다. 이 밖에도 각종 경제·금융 분야 수장 자리를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들이 꿰차고 있다. 김소영 금융부위원장부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 윤희성 한국수출입은행장, 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등이 모두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금융권에서는 전통적으로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들이 경제·금융 분야에서 약진해왔던 만큼 실력주의 인사에 입각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히려 정책 공조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시각까지 있다.

다만 단순히 ‘서울대’ 출신을 넘어 같은 학과까지 나온 동문이 경제·금융 분야 주요 수장 자리를 대거 꿰차고 있는 것은 꽤 이례적인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주요 수장들이 특정 대학·학부 동문이라는 동일 집단 출신으로 구성돼 있는 만큼 오히려 정책 수립 시 다양성을 떨어트리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에도 서울대 출신들이 요직 자리를 차지했지만 최근 들어 특정 대학·학과 출신이 싹쓸이 하고 있는 현상이 짙어진 것 같다”며 “물론 국가 정책 수립에 있어 동문 관계라는 요소가 작용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조직 내 화합과 다양성을 떨어트리는 측면은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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