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10곳 중 4곳이 인공지능(AI) 관련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고금리·고환율 등 경영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미래에 대한 투자는 늘려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8일 한국경제인협회가 국내 매출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 132개사 중 74.2%는 올 하반기에 상반기와 비슷한 규모로 투자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보다 투자 규모를 확대하겠다는 응답은 16.7%였고 줄이겠다는 비율은 9.1%였다.
하반기 투자를 늘리겠다고 한 기업들은 ‘노후화된 기존 설비 교체·개선(31.8%)’과 ‘업황 개선 기대감(31.8%)’을 각각 주요 이유로 꼽았다. ‘불황기에 적극적인 투자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응답도 13.7%에 달했다.
전반적인 투자 심리는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연말 한경협이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투자 계획’에서는 응답 기업(131개사)의 절반 이상인 55.0%가 아직 계획을 세우지 못했거나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지만 하반기 투자 계획에서는 대체로 투자를 늘리거나 유지하겠다는 기업의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투자를 축소하겠다는 기업들은 ‘고금리 등 글로벌 통화 긴축 지속 전망(33.4%)’ ‘원가 상승에 따른 리스크 확대(16.7%)’ 등을 우려했다.
투자 활동이 본격화될 시기에 대해 응답 기업 중 가장 많은 37.1%는 ‘내년 상반기’로 전망했다. ‘이미 활성화됐다’는 응답은 24.2%, ‘올해 하반기’는 15.2%였다.
기업들은 국내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과제로 기업 규제 완화(25.0%)를 가장 많이 들었다. 이어 법인세 감세·투자 공제 등 세제 지원 강화(22.7%), 물가 안정(12.9%) 등이 나왔다.
하반기 중 AI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는 기업의 비중은 43.9%로 나타났다. AI 투자의 이유로는 생산 공정 및 물류 시스템 효율화(46.6%)를 가장 많이 꼽았으며 신제품 개발 및 서비스 품질 향상(29.3%), 데이터 분석 및 전략 수립(13.8%)이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기업들이 투자 여력을 확충할 수 있도록 세제 지원 확대와 규제 완화를 추진하는 한편 연구개발(R&D) 인센티브를 통해 미래 산업에 대한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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