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갈등이 고조되면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국민동의청원 요건 충족으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회부됐으나 여야가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내년 1월부터 금투세가 문제투성이인 채로 시행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크다.
8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금투세 전면 폐지 요청에 관한 청원’이 국회 기재위에 회부됐다. 해당 청원은 “금투세가 기관·외국인 등에는 유리하고 개인에게는 불리한 역차별적 과세 방식”이라고 주장하면서 개인투자자 6만 9184명의 동의를 받았다. 이후 소관위원회 심사를 거쳐 본회의 부의를 의결하거나 폐기할지를 결정하게 된다.
국민동의청원이 아니더라도 금투세를 둘러싼 국회 논의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금투세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도 금투세 폐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면서 힘을 보탰다. 다만 민주당은 금투세를 한 차례 연기한 만큼 내년 1월부터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여당과 야당의 의견이 강하게 대립하는 만큼 국회에서 주요 쟁점 사안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하반기 중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대로 금투세가 시행된다는 점이다.
증권사들은 과세 형평성이나 원천징수로 인한 복리 효과 소멸 등 현행 금투세의 각종 문제점이 드러난 만큼 제도를 보완한 뒤 시행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세부적인 징수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세금을 원천징수할 시스템도 준비되지 않았다.
이대로면 은행·증권사 등 금융권의 혼선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시스템을 갖췄다가 금투세가 폐지되면 매몰 비용이 될 수 있고 준비하지 않고 있다가 금투세가 시행되면 투자자 혼란이 가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금투세 폐지 여부를 둘러싼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주식·채권 등 자본시장에 막대한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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