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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유튜브 뮤직 끼워팔기' 구글 제재…"동영상 지배적 지위 남용"

현장조사 1년 5개월만에 결론

1000명 설문, 보고서에 포함

전원회의 열어 제재수위 결정

사진 제공=방송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가 구글의 유튜브 뮤직 끼워팔기와 관련해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고 결론 내리고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구글코리아에 대한 현장 조사에 착수한 지 1년 5개월 만으로 국내 음원 시장에 적지 않은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공정위는 5일 공정거래법 위반에 대해 제재 의견을 담아 심사 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를 구글코리아에 발송했다고 8일 밝혔다.

앞서 구글은 2019년부터 광고 없이 영상을 볼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 요금제(월 1만 4900원)에 가입하면 음원 서비스인 유튜브 뮤직을 무료로 제공했다. 공정위는 이 같은 행위로 글로벌 1위 동영상 플랫폼의 지배적 지위가 국내 음원 플랫폼 시장으로 부당하게 전이된 것으로 보고 있다. 유튜브 뮤직이 음원 시장에서 급격히 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던 것은 유튜브 뮤직의 경쟁력 때문이 아니라 ‘유튜브 뮤직 끼워팔기’ 효과 때문이라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이다.



공정위는 유튜브 뮤직 끼워팔기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 계량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대학에 연구용역을 맡겨 시장 획정과 경제 분석 등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일반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도 실시했다. 해당 설문 조사에서 이용자 대다수가 ‘유튜브 뮤직 끼워팔기’가 없다면 유튜브 뮤직을 이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3년 전부터 지니뮤직을 해지하고 유튜브 뮤직을 사용 중인 김다솜(30) 씨도 “유튜브 프리미엄 비용 내고 따로 유튜브 뮤직 비용도 내라고 하면 고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유튜브 뮤직 끼워팔기가 글로벌 마케팅 전략이라 문제가 없다는 구글 측의 논리를 무력화시키는 데 집중했다. 공정위는 구글이 한국뿐 아니라 미국 등 대다수의 국가에서도 유튜브 뮤직 끼워팔기를 하고 있다는 점은 확인했다. 다만 해외에서는 애플 뮤직 등 기존 음원 시장의 점유율이 높아 유튜브 뮤직이 시장점유율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못했다. 반면 한국은 유튜브 뮤직 출시 이후 국내 토종 음원 플랫폼의 점유율이 크게 하락해 경쟁 제한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실제로 유튜브 뮤직은 2019년 출시 이후 4년 만에 10년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멜론까지 역전하며 국내 음원 시장에서 1위 자리를 굳혔다. 유튜브 뮤직 이용자 수는 2021년 293만 명에 그쳤지만 올해 5월 600만 명에 육박할 정도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멜론이나 지니뮤직 등 국내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이용자는 꾸준히 감소하거나 정체하며 하락세를 면하지 못했다. 국내 토종 음원 플랫폼 관계자는 “끼워팔기로 유튜브 뮤직이 등장하면서 (국내 플랫폼) 경쟁력이 많이 약화된 것은 사실”이라며 “이용자들이 유튜브 뮤직을 경험한 기간이 길어서 다시 이용자를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공정위는 향후 구글코리아의 의견을 수렴한 뒤 전원회의를 열어 제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구글코리아 측은 “진행 중인 조사에 대해서 말씀드릴 수 없지만 계속해서 공정위 조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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