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테크주 대다수가 상승세를 보였다. 글로벌 1위 파운드리 TSMC는 장중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했고 인텔과 AMD도 인공지능(AI)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입어 크게 올랐다. AI 주도주 엔비디아도 상승세를 보였고,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시총 1위를 탈환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TSMC는 장 초반 4.8% 급등해 시가총액 1조160억 달러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시총 1조 달러를 돌파했다. 이후 주가는 하락해 전 거래일보다 1.43% 오른 186.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마감 기준 시총은 9678억 달러로 뉴욕 증시 7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005930)의 2.5배에 달하는 수치다.
TSMC는 올해 주가가 80% 이상 올랐다. 전날 모건스탠리 보고서도 추가적인 상승 동력을 준다. 모건스탠리는 다음주 TSMC 실적 발표를 앞두고 연 매출 추정치를 높여 잡았고 목표주가를 9% 상향했다. 모건스탠리는 “TSMC는 내년 파운드리 생산능력이 부족할 수 있고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며 “TSMC의 물량 조정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TSMC의 밝은 실적 전망에 반도체 장비사인 네덜란드 ASML도 호재를 맞았다. 이날 유럽 증시에서 ASML은 사상 처음으로 주당 1000유로를 돌파했다 997.9유로에 마감했다. 올해 ASML 상승폭은 46%에 이른다.
TSMC 외 반도체주도 급등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전장보다 1.93% 오른 5765.20에 마감했다. 엔비디아가 1.88% 상승한 가운데 최근 힘을 못쓰던 인텔이 6.15%, AMD가 3.95%씩 크게 올랐다. 주요 반도체 기업 중 주가가 내린 곳은 0.6% 하락한 마이크론 정도였다.
월가의 긍정적인 리포트가 도움을 줬다. 벤 레이츠 멜리우스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인텔, AMD, 애플 등이 엔비디아 같은 AI 수혜 기업을 따라잡을 것”이라며 “일부 반도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기대치가 낮은 업체에 대한 ‘추격 거래’가 이루어질 전망”이라고 했다. 조던 클라인 미즈호증권 애널리스트는 “인텔 등 반도체 제조업체에 명확한 숏 커버 거래가 진행 중”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애플도 0.65% 오르며 5거래일 연속 상승, 시총 1위를 탈환했다. 애플이 시총 1위 자리를 탈환한 것은 6월 13일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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