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와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를 인수한다. 매각작업이 마무리되면 효성화학의 재무구조가 상당히 개선될 전망이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 매각을 주관하는 KDB산업은행과 UBS는 IMM PE와 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지분 100%가 대상으로 매각가는 약 1조3000억 원으로 알려졌다. 물적분할이 아닌 영업양수도 방식이며, 이에 따라 인수자는 거액의 채무를 연대보증 하지 않아도 된다.
당초 개별적으로 인수전에 참여했던 두 국내 PEF가 손을 맞잡은 의사결정은 최근 일주일 사이 급박하게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과도한 경쟁을 막고 거래 종결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에서다. 특수가스 사업은 경기와 무관하게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하고, IMM PE는 산업가스 제조사인 에어퍼스트 투자 성공 경험이 있다. IMM PE와 스틱이 50대 50으로 인수 대금을 마련한다. 인수측은 추가 상세 실사를 진행한 뒤 효성과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할 예정이다.
당초 효성은 49% 알짜 자산인 특수가스사업부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소수 지분 매각을 추진했으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요청에 따라 100% 경영권 매각(바이아웃)으로 전환했다. 최대한 경쟁을 키우기 위해 MBK파트너스 등에도 인수전 참여를 요청하기도 했다.
효성화학의 특수가스 부문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물질을 세척하는 데 쓰이는 NF3를 생산한다. 연산 8000톤 규모의 생산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생산량 기준으로 SK스페셜티와 중국 페릭에 이어 글로벌 3위다. 지난해 매출액은 1684억 원, 영업이익은 2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번 딜이 마무리되면 1조3000억 원에 달하는 매각 대금으로 상당수 부채를 덜어낼 수 있다. 효성화학의 부채는 올 1분기 말 3조2200억 원에 달한다. 이 중 1년 이내 갚아야 하는 부채(유동부채)는 2조5500억 원이다. 부채비율은 3485.8%에 달한다. 효성화학은 폴리프로필렌(PP) 생산 설비 구축을 위해 베트남법인 효성비나케미칼에 1조5000억 원을 투입하면서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됐다.
다만 석유화학 업계가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인해 불황이 심화해 효성화학은 특수가스 매각 이후에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효성화학은 지난 2022년(3367억 원)과 지난해(1888억 원) 2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알짜 사업이 빠져 나가고 나면 체질 개선이 절실해 보인다. 효성화학은 앞으로 재무구조 개선과 베트남법인 정상화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효성그룹은 이달 초 2개 지주회사 체제로 인적분할을 한 데 이어 조현준·현상 형제 간 지분 정리를 통한 계열분리와 독립경영 체제 구축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조현준 회장은 기존 지주사인 ㈜효성과 효성중공업, 효성티앤씨, 효성화학 등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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