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서비스 경쟁이 언어 번역이나 업무 지원에 이어 헬스케어(건강관리)로 확장되고 있다. 빅테크들의 헬스케어 서비스는 단순 건강지표 모니터링을 넘어 챗GPT 같은 생성형 AI 챗봇이 사용자 상태를 종합 분석해 운동·식단·내원 등을 제안하고 상담도 해주는 방향으로 진화 중이다.
1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10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4’를 통해 공개한 신제품 ‘갤럭시워치7’와 ‘갤럭시워치 울트라’, ‘갤럭시 링’을 시작으로 자사 웨어러블(착용형) 기기들에 자체 생성형 AI 기술 ‘갤럭시 AI’를 순차적으로 도입한다. 수면시간과 심박수 등을 바탕으로 사용자의 건강상태를 매일 점수화해주는 ‘에너지 점수’, 건강 인사이트(분석결과)와 동기 부여를 담은 메시지 ‘웰니스 팁’을 시작으로 갤럭시 AI의 헬스케어 기능을 고도화해 나갈 방침이다.
갤럭시 AI는 올 초 스마트폰 ‘갤럭시S24’에 처음 탑재돼 외국어 통·번역과 텍스트 요약, 사진 편집 등 일상과 업무를 돕는 기능들로 먼저 상용화했다. 이를 넘어 수면, 심박수, 혈압, 생리주기, 최종당화산물(AGEs) 등을 감지하는 웨어러블 센서의 도움으로 헬스케어로 상용화 영역을 넓히기 시작한 것이다. 24시간 데이터 수집이 가능한 갤럭시 링 역시 이 같은 구상의 일환이다.
오픈AI와 구글 같은 빅테크들도 생성형 AI와 헬스케어의 시너지에 주목했다. 사용자가 수면 개선법을 물어보면 AI가 최근 운동시간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운동을 더 하도록 권유하거나, 음식 사진을 보고 식단 조언을 해주는 식으로 생성형 AI의 언어와 비전(시각정보) 처리 능력을 적극 활용한 서비스들이 나오고 있다.
오픈AI는 스타트업 펀드를 통해 AI 스타트업 ‘스라이브 AI 헬스’ 설립과 건강비서 서비스 ‘스라이브 AI 헬스 코치’ 개발을 지원한다. 7일(현지 시간)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공동 투자자인 아리아나 허핑턴 스라이브 글로벌 CEO와의 ‘타임’지 공동 기고문에서 “건강은 수면, 음식, 운동, 스트레스 관리, 사회적 연결 등 5가지 일상 행동에 크게 영향받는다”면서 “초개인화 AI를 통해 이 같은 행동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도 자체 모델 ‘제미나이’ 기반의 헬스케어 챗봇을 준비 중이다. 제미나이에 스마트워치 브랜드 ‘핏빗’의 데이터를 학습시킨 ‘개인건강 대형언어모델(LLM)’을 개발하고 챗봇 서비스를 연말부터 일부 유료 사용자를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할 계획이다. 애플은 지난 달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차기 애플워치 운영체제(OS)를 공개하며 관련 기능 고도화를 예고했다. 다만 생성형 AI ‘애플 인텔리전스’ 도입 계획은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삼성전자 갤럭시 링의 주요 경쟁사인 오우라는 갤럭시 언팩 하루 전 ‘AI 헬스 어드바이저’를 시범 출시했다. 국내에서는 카카오(035720)헬스케어가 AI와 연속혈당측정기(CGM)를 활용한 혈당 관리 서비스 ‘파스타’를 출시했고 챗봇 탑재도 준비 중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생성형 AI와 관련 기술 발전으로 헬스케어 분야 전반에 AI가 도입되는 추세”라며 “이용자 대상 서비스뿐 아니라 손글씨로 작성된 병원 의무기록이나 엑스레이 영상을 분석하는 식의 기업간거래(B2B) 사업도 성장성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츠앤마켓츠에 따르면 전 세계 AI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올해 209억 달러(약 29조 원)에서 2029년 1484억 달러(약 204조 원)로 급증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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