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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플랫폼이 선점…"韓, 흥행 IP·AI로 경쟁력 확보해야 승산"

[K플랫폼 숏폼 승부]

◆ 콘텐츠 新블루칩 '숏폼 드라마'

유료화로 OTT 수준 구독료 수입

2027년 中시장 규모만 19조 전망

릴숏·드라마 박스 등 美서 히트

네이버·크래프톤 진출여부 주목

'히트 IP' 대거 보유 성공 가능성





국내 콘텐츠·플랫폼 기업들이 숏폼 드라마 시장에 앞다퉈 진출하는 것은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글로벌 숏폼 드라마 시장 규모는 100억 달러(약 13조 758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주목할 점은 숏폼 드라마 시장이 이제 막 개화기를 맞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숏폼 시장이 연평균 6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숏폼 드라마 시장도 덩달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시장만 7조 원…콘텐츠 시장 ‘블루오션’ 급부상=길어야 1분 이내의 동영상을 일컫는 숏폼은 콘텐츠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 ‘틱톡’과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가 10~20세대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고 네이버도 지난해 ‘클립’을 론칭하며 숏폼 콘텐츠를 확장하고 있다. 숏폼이 인기를 끌면서 회당 1~2분 정도의 분량으로 스마트폰의 세로형 화면에서 시청할 수 있도록 제작된 숏폼 드라마가 콘텐츠 시장의 ‘블루오션’으로 자리 잡았다.

숏폼 드라마가 주목받는 것은 일반 드라마에 비해 제작 기간이 짧고 제작 비용이 적게 드는 대신 회당 과금을 통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10~20회는 무료로 시청할 수 있도록 하고 이후부터는 유료화하는 식으로 50~100개 에피소드의 시리즈당 적게는 수천 원에서 많게는 1만 원이 넘는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월 구독료와 맞먹는 금액이다.

숏폼 드라마가 가장 성행하고 있는 곳은 중국이다. 아이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숏폼 드라마 시장 규모는 373억 9000만 위안(약 7조 756억 원)으로 전년 대비 267.7% 폭증했다. 2027년에는 중국 숏폼 드라마 시장 규모가 1000억 위안(약 18조 924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COL그룹의 ‘릴숏’와 뎬중테크의 ‘드라마박스’ 등은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숏폼 드라마 시장을 선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업 센서타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전 세계 비(非)게임 앱 중 릴숏과 드라마박스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성장률 상위 2위와 3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탑릴스·비글루 등 토종 플랫폼 속속 등장…네이버도 숏폼 강화=국내에서도 폭스미디어와 스푼라디오가 4월과 이달 초 각각 숏폼 드라마 플랫폼인 ‘탑릴스’와 ‘비글루’를 론칭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국내 플랫폼 업계를 대표하는 네이버의 참전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네이버가 클립을 운영하며 숏폼 콘텐츠에 힘을 쏟고 있어서다.



숏폼 드라마 플랫폼 출시를 준비 중인 한 기업 관계자는 “이름을 알 법한 제작사·기획사 등은 모두 숏폼 드라마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며 “네이버나 카카오(035720) 같은 대기업들은 성과를 거둔 숏폼 제작사를 인수합병(M&A)하는 식으로 시장에 뛰어들 것”이라고 점쳤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웹툰은 “내부에서 숏폼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연구·제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게임을 기반으로 종합 미디어 기업을 꿈꾸는 크래프톤(259960)의 진출 가능성도 점쳐진다. 크래프톤은 지식재산권(IP) 익스팬션본부를 운영하며 ‘배틀그라운드’ 등 인기 게임 IP의 2차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올해 1분기 보고서를 통해 “국내외 주요 OTT·영화 포맷 등을 통한 주요 IP의 전략적 확장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래프톤은 2020년 영상 제작사 ‘하든스퀀스’에 투자를 단행했다.

◇웹툰 등 IP 경쟁력 충분…AI 활용 통해 제작 경쟁력 확보 필요=국내 기업들이 숏폼 드라마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는 원천은 IP다. ‘아시아의 디즈니’를 꿈꾸는 네이버웹툰의 콘텐츠 제작자는 2400만 명, 콘텐츠는 5500만 개에 이른다. 숏폼 드라마로 제작할 수 있는 IP가 사실상 무한한 것이다. ‘지금 우리 학교는’ ‘스위트홈’ ‘지옥’ 등은 영상 콘텐츠로도 흥행에 성공하며 원천 IP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플랫폼 운영 역량 역시 강점으로 꼽힌다. 플랫폼 기업은 이용자가 선호하는 인터페이스를 선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용자가 원하는 작품을 적재적소에 추천할 수도 있다. 리디의 경우 종합 콘텐츠 플랫폼 리디와 글로벌 웹툰 구독 서비스 ‘만타’를 운영하며 성장해왔다. ‘한류 후광효과’ 또한 기대된다. 틱톡과 브랜드 컨설팅 회사 칸타는 한류 시장이 잠재 시장 기회까지 포함해 2030년 1980억 달러(약 274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후발 주자인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숏폼 드라마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AI) 기술 활용 등을 통해 제작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저렴한 인건비를 앞세운 중국의 물량 공세를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안혜원 카카오벤처스 선임 심사역은 “제작부터 유통까지 탄탄하게 수직 계열화를 하는 것이 시장 선두로 치고 나가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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