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세계 경제가 밀림처럼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약육강식’으로 변화하고 있어 생존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으며 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최태원 회장은 17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에 참석해 “지금 경제 환경은 잘 가꿔진 정원이 아니라 밀림화 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최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 자격으로 연단에 섰다. 하지만 이날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도 의결돼 ‘SK 리밸런싱(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설명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인공지능(AI)을 들었다. 그는 “AI가 2년 여 전부터 달아오르는 것 같더니 지금은 어떤 산업도 AI를 빼고는 이야기하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제주포럼에 앞서 지난달 말부터 북미 지역을 방문해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인텔 등의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과 잇달아 회동하며 “AI, 지금 뛰어들거나 영원히 도태되거나”라는 소회를 남기기도 했다.
최근 지정학적 변동에 대해 대응방안이 필요하다는 전망도 내놨다. 특히 올해 세계적인 선거의 해를 맞아 미국, 유럽연합(EU) 등이 지정학적으로 엄청나게 출렁거리고 있고 앞으로 보수나 진보로 나눌 수 없는 정책과 개념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최 회장은 “이런 밀림에서 대한민국 정부가 어떤 정책을 갖고 기업이나 다른 정부들과 어떻게 협업을 할지 다양한 토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주포럼은 1974년 시작돼 올해 47회째를 맞이한 재계의 대표적 정책 모임이다. 이번 포럼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이형희 SK 커뮤니케이션위원장 등 서울상의 부회장단과 이승열 하나은행 은행장, 이찬의 삼천리 부회장, 이재하 삼보모터스 회장, 정기옥 엘에스씨푸드 회장 등 기업인 600여명이 참석했다.
최 회장에 이어 기조강연자로 나선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경제상황과 대응방향’강연을 통해 하반기 리스크 관리방안과 소상공인 보호 방안 등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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