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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투자 신화 써나가는 프랙시스캐피탈”…두산로보틱스 이어 비즈니스온 [황정원의 Why Signal]

경영 참여한 라민상 대표, 볼트온 전략

스카이레이크에 매각, 수익률 3.1배

국내 SaaS 분야 최초 경영권 거래

펀딩도 순풍…3개월 만에 5000억 육박

라민상 프랙시스캐피탈 대표. 사진제공=프랙시스캐피탈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의 라민상 대표는 지난 2019년 국내 1위 전자세금계산서 솔루션 업체 비즈니스온(138580)을 인수한 직후 공동 대표에 올랐다. 통상 PEF 포트폴리오 기업 경영이 악화됐을 때 구원투수로 경영진을 파견하지만, 인수하자마자 경영에 참여한 사례는 흔치 않은 일이다. 라 대표는 투자 검토 초기부터 비전을 공동으로 수립한 강민철 대표와 함께 회사의 성장 전략을 직접 마련했다.

인수 후 첫 주주총회에서는 PEF가 새 주인이 됐다는 불안감에 소액주주들이 찾아와 질문을 쏟아내기도 했다. 코로나19 펜데믹 영향에 주가도 크게 하락했다. 라 대표는 주가 방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인수 후 6개월 뒤인 2020년 3월부터 자사주 매입을 시작했다. 인수가 보다 더 낮을 정도로 펀더멘탈 대비 주가가 저평가 돼있었기 때문이다.

기업용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란 소프트웨어를 영구 구매하거나 개별 구축하기 위한 대규모 정보기술(IT) 투자 없이, 빠르게 실행가능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사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형태를 뜻한다. 미국의 경우 SaaS 침투율이 30%에 이를 정도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고객 유지율이 99%에 달할 정도로 이탈이 적은 점도 특징이다. 프랙시스캐피탈은 다양한 솔루션을 교차 판매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가 인수합병(M&A) 작업에 나섰다.

우선 B2B 서비스 플랫폼 경쟁력을 보유한 50곳 이상의 업체를 발굴해 검토 작업을 진행했다. 지난 2020년 전자계약 서비스 업체 글로싸인을 시작으로 데이터 분석 업체 플랜잇파트너스를, 이후 회계솔루션 업체 넛지파트너스(2021년), 인사관리(HR) 플랫폼 시프티(2022년)를 잇따라 인수하며 재무회계, 전자계약, 데이터, HR 등 전방위적인 SaaS로 사업모델을 확장했다. 이는 10개 이상의 SaaS 제품군을 보유하며 강력한 국내 1위 SaaS 입지를 구축하는 원동력이 됐다.

유사 업체와 M&A를 통해 규모를 확대하는 볼트온 전략과 동시에 인수한 기업의 창업자에게는 현금과 자사주 주식을 같이 거래해 비즈니스온의 주주가 되게 했다.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같이 일하면서 회수할 기회를 마련해 준 셈이다. 이 중 2명은 현재도 같이 일하고 있다.

특히 반복매출이 전체 매출의 약 75%를 차지할 정도로 사업 구조가 견실해졌다. 애초 보안 문제로 SaaS 솔루션 구현에 보수적이었던 국내 대기업들도 자동화의 이점을 깨닫고 SaaS 전환이 빨라지는 추세다. 지난해에는 대만 HR 및 전자계약 시장에 진출하며 동남아 시장 확장 계획도 속도를 내고 있다. 그 결과 지난 2019년 156억 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510억 원으로 4년 만에 227%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61억 원에서 163억 원으로 상승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도 69억원에서 19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오는 2027년 매출액 1630억 원, 영업이익 560억 원 달성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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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빠른 속도로 회사가 성장하자 한 글로벌 PEF가 지난해 6월 찾아와 비즈니스온을 팔라고 먼저 제안했다. 이후 미국 테크회사를 비롯해 다수의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였고 스카이레이크가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협상을 이어왔다. 스카이레이크는 티맥스소프트 투자를 통해 테크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 터였다. 티맥스그룹이 최대주주인 스카이레이크에 콜옵션(우선매수청구권) 권리를 행사하겠다고 통보함에 따라, 다음 달 22일 약 8000억 원의 콜옵션 대금을 받으면 인수 거래가 마무리된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프랙시스캐피탈과 스카이레이크는 지난 23일 프랙시스캐피탈 지분과 개인 주주 지분을 포함해 70.3%(약 1606만주)에 대해 주당 1만5850원(총 2545억 원)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공시문을 통해 추정해보면, SPA 기준일(2023년 12월 31일) 이후 올해 순차입금 변동 등을 기업가치에 추가 반영할 예정이어서 최종 가격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온의 23일 종가는 1만4780원이다.

매각가액은 기업가치 기준으로 약 3800억 원이다. 투자 원금 대비 수익률은 3.1배로 내부수익률(IRR)은 약 26%에 달한다. BDA파트너스가 매각 자문을, 삼정KPMG와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각각 회계, 법률 자문을 맡았다.

프랙시스캐피탈은 지난 2019년 비즈니스온 지분 46.91%를 주당 8789원에 총 950억 원을 들여 인수했다. 이 때 기업가치는 2000억 원대 초반으로 국내 SaaS 분야 최초의 경영권(바이아웃) 거래이기도 했다.

지난 2013년 설립된 프랙시스캐피탈은 컨설팅 회사 베인앤컴퍼니 출신인 라민상, 이관훈, 윤준식 3명의 공동대표 체제다. '고속 성장하는 게임 체인저'에 투자한다는 투자 철학 속에 공개 경쟁입찰 참여 보다는 성장성이 높은 유망 산업의 중소·중견기업을 직접 발굴해왔다.

두산로보틱스도 대표적인 투자 성공 사례다. 프랙시스캐피탈은 적자를 면하지 못하던 두산로보틱스에 지난 2021년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로 300억 원을 투자했다. 이후 2년 만에 원금의 여섯 배 이상인 1965억 원을 회수하는 성과를 냈다. 투자원금 대비 수익률(MOIC)은 6.5배, 내부수익률(IRR)은 186%를 기록했다.

프랙시스캐피탈은 이러한 회수 실적을 기반으로 펀딩 작업에 순풍이 불어오고 있다. 올해 국민연금 PEF 출자 사업 최종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됐고, 공무원연금 사모대체투자 출자사업에 뽑혔다. 또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 모집했던 2차 성장지원펀드 중형 분야에서 위탁운용사에 선정됐다. 지난 4월 본격적인 펀딩 작업에 나선 지 3개월 만에 4번째 블라인드펀드 모집액이 5000억 원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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