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연이은 폭우에 “7월 물가 일시 반등 가능성”…고민 커지는 한은

시금치 가격 한달 만에 70%↑

기상 이변에 채소값 고공행진

내수 나빠도 인플레 안정 안돼

8월도 금리 인하는 어려울 듯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달 물가가 일시 반등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정부가 공식적으로 밝혔다. 통화 당국인 한국은행의 고민은 한층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최악이 물가가 다시 튀어 오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이 꾸준히 안정되지 않고 등락을 반복하는 경우 중앙은행은 내수 부진에도 기준금리를 내리기 어려워진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기상이변과 기저 효과 등으로 7월은 물가가 일시적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3개월 연속 진정세를 이어오던 소비자물가가 다시 고개를 들 것으로 예상된다는 의미다. 예년보다 비가 많이 내려 먹거리 물가가 상승한 탓이다. 앞서 소비자물가는 올 3월 3.1%를 기록했지만 6월에는 2.4%까지 내려왔다.

실제로 긴 장마에 신선 채소류 가격은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2일 기준 7월 평균 주요 농산물 100g당 소매 가격은 적상추 1479원, 시금치 1363원 등으로 전월보다 각각 63.2%, 69.3% 올랐다. 오이 가격은 18일 약 3개월 만에 10개당 1만 5000원을 넘기기도 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상추 주산지인 논산·익산 지역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해 이달 말까지는 강세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8월 상순부터는 공급량이 평년 수준으로 안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6월 생산자물가가 떨어졌는데도 한국은행에서 우려 섞인 반응을 보인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유성욱 한국은행 물가통계팀장은 “(농산물 가격 급등세가) 7월 생산자물가에 반영될텐데 구체적인 정도와 폭은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알 수 있다”며 “기후가 계속 이렇게 좋지 않다면 (물가가) 조금 오를 수 있겠다”고 진단했다.





물론 하반기 중에는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소비자물가의 선행지수로 여겨지는 생산자물가는 큰 틀에서 꺾이고 있다. 6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19.19로 지난달(119.25)에 비해 0.1% 떨어졌다. 전월대비 생산자물가지수가 하락한 것은 7개월 만이다.

25일 발표되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는 기저 효과 탓에 잘해야 제로 성장, 나쁘면 마이너스가 예상된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1분기 GDP 성장률이 워낙 높았으니 2분기 성장률은 다소 조정될 수 있다”며 “건설업 상황도 좋지 않아 하반기 GDP 성장률도 조금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둔화에 물가 부담도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다. 국제유가도 떨어지는 추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국 내 원유 생산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22일(현지사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9월물은 전날보다 0.45달러 내린 78.19달러에 마감하면서 5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 부총리의 예상대로 물가가 일시적이나마 반등한다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앞선 선제적 금리 인하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7월 소비자물가는 다음 달 2일 발표된다. 8월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달 21일부터 22일로 예정돼 있어 금통위 전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마지막 수치는 7월분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전망실장은 “단기적인 농산물 가격 상승에 통화 당국의 정책 방향이 크게 좌우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8월에 금리를 인하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 상승도 관건이다. 홍경식 국제금융센터 부원장은 “중앙은행이 고려해야 할 것이 물가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금리를 낮췄을 때) 환율 변동성은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가계부채 증가에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종합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