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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새 주담대 5조 폭증…"정책대출 조이기 불가피"

■금리 인상에도 가계대출 과열

디딤돌·버팀목 상반기 18조 달해

은행 전체 70% 차지…급등세 견인

부동산 경기 회복도 상승 부채질





정부가 디딤돌 대출 등 서민 정책금융 상품의 금리 조정을 논의하는 것은 가계대출 급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정책금융을 관리하지 않고서는 대출 과열 현상을 완화하기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이 수차례 금리를 인상하며 대출 조이기에 나섰지만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이달 들어서만 5조 원 이상 급증하는 등 가계대출 관리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다만 정부가 고심 끝에 서민 경제에 직결된 정책금융 상품 관리에 나서더라도 부동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 가계대출 상승세를 꺾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은행권 재원으로 집행된 디딤돌·버팀목 대출 규모는 올 상반기 18조 1000억 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증가한 은행권 전체 주담대(26조 1500억 원)의 69.2%에 해당한다. 가파르게 늘어난 정책금융 상품 대출이 전체 가계대출 급등세를 견인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들어 대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데 은행이 대출 문턱을 높인다고 대응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금리 인상 등의 방안으로 접근이 가능한 은행 가계대출과 달리 정책금융 상품은 요건만 맞으면 대출을 내줘야 해 관리하기 쉽지 않다”고 전했다.

실제로 금융 당국의 기조에 은행권이 금리 줄인상에 나섰지만 주담대 증가세에 브레이크를 걸기 어려운 형국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557조 4116억 원)은 25일 기준 전달보다 5조 2589억 원이나 늘었다. 이런 추세가 이달 말까지 유지된다면 주담대 증가 폭은 전달과 비슷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은행의 여신 담당 임원은 “당국이 연초부터 경제성장률 이내로 가계대출을 관리하라며 대출을 바짝 죄어왔기 때문에 지금보다 더 줄일 여력이 크지 않다”고 전했다.





정부 내에서는 정책금융 상품이 시장의 대출 수요를 자극하는 연쇄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책금융 상품을 활용해 주 집을 판 사람이 더 비싼 집으로 이사하기 위해 추가로 대출을 받는 일이 갈수록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정책금융 상품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공급 규모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면서 “시중 대출금리는 수차례 조정됐는데 정책금융 상품 금리는 거의 변하지 않아 간극이 커진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정책금융 상품의 금리를 올리더라도 소득 수준에 따라 인상률을 차등하는 안을 우선 검토할 계획이다. 가령 디딤돌 대출의 소득 수준별 금리를 전반적으로 올리되 소득 상위층에 적용되는 금리(연 소득 7000만 원 이상·3.55%) 인상 폭을 다른 구간보다 더 높이는 식이다.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인상률을 일괄 적용할 경우 취약 계층의 주거 안정을 해칠 수 있다는 비판이 커질 수 있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소득 상위층의 경우 정책금융 상품 금리가 조정되더라도 민간 은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점도 고려됐다. 정부 관계자는 “디딤돌 대출 요건이 그간 지속적으로 완화돼 취약 계층이나 서민층으로 보기 어려운 사람들도 저리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면서 “정책 대출 상품이 본래 도입 취지에 맞게 활용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정책금융 상품 대출 문턱을 높이더라도 부동산 경기회복 기대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가계대출 상승세를 꺾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전월보다 7포인트 오른 115로 2021년 11월(116) 이후 2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 매수 심리가 3년 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체감된다”면서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마저 커진 상황이라 당분간 가계대출 증가세를 막기 어려워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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