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취임사를 통해 가장 시급한 방송통신 관련 현안으로 공영방송과 미디어의 국민 신뢰 회복을 꼽았다. 또 미디어·콘텐츠 산업의 성장 기반 마련과 미디어 복지사회 실현에도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31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장 취임식에서 이진숙 위원장은 "사회적 '공기'인 공영방송과 미디어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재정립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라면서 "방송통신위원장으로서 공영방송이 공정한 보도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기 위해, 공영방송의 공공성·공정성 확보를 위한 이사회 구성을 조속히 완료하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공영방송 국민 신뢰도 제고 방법으로 이사회 구성 완료 외에도 수신료 분리 징수 제도의 원활한 운영과 포털의 사회적 책임 강화 등을 제시했다. 그는 "수신료 사용내역을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는 등 공영방송의 공적재원 투명성 확보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포털이 뉴스 매개자로서 기능에 충실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공적 책임도 부여할 계획"이라면서 "다양하고 균형 있는 여론 형성을 도모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 신뢰성 및 투명성을 높이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또 이 위원장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미디어·콘텐츠 혁신성장의 기반 마련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미디어 산업 전반에 자리한 낡은 규제를 과감히 혁파해 국내 미디어 기업들이 글로벌 사업자들과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산업의 자율성과 혁신성을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OTT 이용행태와 규제현황을 분석해 국내 OTT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등 국내 미디어·콘텐츠 산업의 글로벌화를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위원장은 인공지능(AI) 서비스 이용자 보호 관련 법 제정 추진 의지도 나타냈다. 그는 "인공지능이 우리 생활에 일상화돼 가고 있음에 따라 신뢰할 수 있는 인공지능 개발 환경을 마련하겠다"라면서 "인공지능 서비스의 잠재적 위험이나 부작용으로부터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인공지능서비스 이용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향후 방통위의 정책 추진 계획 외에도 이동관·김홍일 전 위원장이 자진 사퇴할 수밖에 없었던 것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그는 "정치적인 탄핵을 앞두고 방송과 통신 정책이 중단되는 상황을 막기 위한 앞선 두 위원장의 큰 희생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전임 위원장의 희생과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위원장으로서 방통위에 부여된 책무를 최선을 다해 성실히 수행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방통위는 이날 오후 전체 회의를 열고 공영방송 이사회 선임을 위한 의결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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