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제주도 서귀포 크루즈터미널에 무인 자동 출입국 심사대를 도입할 경우 출입국 절차 소요 시간이 최대 2시간 단축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31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내년에 국내 최초로 무인 출입국 심사대를 제주 크루즈터미널에 도입할 경우 출입국 심사 소요 시간이 기존 3시간에서 1시간~1시간 30분 단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는 내부적으로 이같은 소요 시관 관련 예측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7월 크루즈 관광 활성화 대책으로 국내 최초로 제주에 무인 출국 자동 심사대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단축 시간이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제주항과 강정 민군복합항에는 모두 24개의 출입국 검사대가 갖춰져 있지만 전담 인력과 예산 부족 등으로 관광 활성화에 장애가 되고 있다. 출입국 절차를 밟는 데만 3~4시간 가량 걸리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에서 건너오는 크루즈 관광객의 평균 제주 체류 시간은 8시간이지만 입국에 2시간, 출국에 1시간이 소요되는 등 실질 체류 시간은 절반에 그쳐 관광 업계의 불만이 큰 상황이다.
하지만 내년에 무인 출입국 심사대가 도입될 경우 출입국에 걸리는 소요 시간이 최대 2시간 줄어들게 돼 내년부터 제주를 찾는 외국인 크루즈 관광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해수부는 기대하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제주를 방문하는 외국인 크루즈 관광객의 편의성이 증대될 것”이라며 “이에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제주를 찾은 외국인 크루즈 관광객 수는 2023년 16만 7214명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34만 6000명이 찾았다. 이같은 상승 추세는 내년 무인 출입국 심사대 도입으로 더욱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유럽이나 카리브해 지역은 선박 통관 심사에 15분 밖에 안 걸려 출입국 심사 1시간도 여전히 길다는 지적에 대해 해수부 관계자는 “유럽이나 카리브해 지역은 경제적인 목적에 의한 밀입국 시도가 거의 없는 반면에 한국은 동남아에서 경제적 목적의 밀입국 시도가 많아 입국 절차를 완전히 간소화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내년도 무인 출입국 심사대 도입을 위한 실무적 준비에 나섰다. 법무부는 지난 7월 주요 선사 중 하나인 로얄캐리비안 선사와 면담을 가지는 등 업계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있다. 해수부 고위 관계자는 “출입국이 1시간까지 줄어든다는 것은 예측이라서 출입국 심사를 1시간 안에 끝내는 것을 목표로 실제 시행을 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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