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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판매자, '선정산 대출'로 은행서 4000억 빌려…피해액 '눈덩이' 우려

SC제일, 선정산대출 규모 가장 커

금융당국도 영업정책 점검 나서

국회 앞 티메프 규탄 시위. 연합뉴스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로 입점 업체들의 연쇄 도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은행들이 입점 업체에 융통한 선정산대출 규모가 올해에만 약 4000억 원에 달했다.

1일 금융위원회·은행연합회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7월 말까지 티몬과 위메프 은행 선정산 대출은 신규취급액 기준 약 3855억 38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5일까지 잔액 기준으론 총 1076억 5200만 원이 남아있다. 입점 업체들이 은행 대출을 갚아 잔액이 남아있지 않더라도 티메프 측의 정산 여부는 확실치 않아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선정산 대출 상품을 운영하던 곳은 SC제일·신한·KB국민은행 세 곳이다.

선정산대출은 이커머스 플랫폼에 입점한 판매자가 금융사로부터 판매대금을 먼저 지급받고 정산일에 대출을 상환하는 금융상품이다. 입점업체들은 플랫폼으로부터 정산받기까지 길게는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선정산대출을 통해 자금을 먼저 조달해 왔다. 단기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대출이자를 지불하면서 선정산대출을 이용한 셈이다.

SC제일은행의 선정산대출 규모가 가장 컸다. SC제일은행은 올해 티몬 판매자들에 총 2098억 7900만 원, 티몬월드에 총 1052억 1800만 원, 위메프엔 총 498억 1900만 원을 대출해줬다. 잔액 기준으로 557억 8900만 원(티몬), 365억 6800만 원(티몬월드), 126억 9300만 원(위메프)이 남아있다.



SC제일은행은 특히 티몬월드 선정산대출 상품의 대출 한도를 파격적으로 올려주며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SC제일은행은 티몬월드에 입점한 셀러를 대상으로 지난 3월부터 선정산대출의 최대한도를 65억 원까지 늘려줬다. 다른 온라인마켓에 입점한 셀러의 대출 한도인 20억 원보다 3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티몬월드는 큐텐의 상품, 서비스와 연동해 티몬에서 해외 물품을 판매하는 서비스다.

신한은행은 올해 티몬과 위메프 판매자들에게 각각 1500만 원, 2억 7100만 원을 대출했다. 지난달 말 잔액 기준으로 300만 원(위메프)이 남아있다.

국민은행은 올해 위메프 판매자들에게만 203억 3600만 원을 대출했다. 잔액 기준으로 25억 9900만 원이 남아있다.

은행권은 현재 티메프 입점 업체를 대상으로 선정산대출 취급을 잠정 중단한 상황이다. 또 대출 만기가 도래한 업체들을 대상으로 대출금 기한을 6개월에서 1년 가량 연장하도록 안내 중이다.

금융당국도 점검에 나섰다. 지난달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SC제일은행의 영업정책에 대해서 점검 중에 있다”며 “(선정산대출 관련) 현황은 파악했고 추가적인 내용은 점검 중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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