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기업 비나우가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 쇼트리스트(적격 후보군)에 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 등 3개 증권사를 선정했다. 비나우는 넘버즈인·플라스킨 등 화장품 브랜드 운영사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비나우는 최근 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에 쇼트리스트 선발 사실을 통지 후 이달 경쟁 프레젠테이션(PT)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앞서 비나우는 국내 일부 증권사들을 선별해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지난해 마녀공장 상장을 주관했던 한국투자증권도 주관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쇼트리스트에 포함되지 못했다.
비나우는 올 초 상장한 에이피알에 이어 뷰티 ‘대어’로 기대받고 있다. 2018년 설립된 신생 기업이지만 글로벌 K뷰티 인기에 힘입어 실적이 고속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나우의 지난해 매출은 1145억 원으로 전년(592억 원) 대비 약 93%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271억 원)과 순이익(246억 원)도 각각 약 120%, 124% 증가했다. 미국·일본·대만 등 해외 14개국으로 수출을 다변화해 코로나19 시기에도 실적을 안정적으로 견인할 수 있었다.
비나우는 올 상반기 이미 지난해 매출 수준의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파악돼 향후 큰 폭의 외형 성장이 예상된다. 화장품 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약 25배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나우가 증시 입성 시 1조 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비나우 관계자는 “목표 IPO 시점은 2026년 상반기”라며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상장 모두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삼파전으로 진행되는 주관사 경쟁은 세 증권사 모두 화장품 기업 상장 주관 실적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나우가 프리IPO(상장 전 투자 유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각 증권사의 세일즈 중개 역량이 경쟁 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대영, 이일주 비나우 공동대표의 지분율이 각각 39.1%, 33.7%로 높아 프리IPO 과정에서 구주매출(기존 주식을 파는 것)을 일부 병행할 가능성이 높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주관사 경쟁이 치열한 딜의 경우에는 증권사가 자기자본을 활용해 회사에 직접 투자를 진행하는 일도 적지 않다”며 “이 경우 회사의 투자 유치 부담을 덜어줘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