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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장 만난 전문가들 '부동산PF 정리' 두고 이견

김병환 취임 첫 금융리스크 점검회의

"집값 올라도 정리 서둘러야"

"시장충격 고려 유연 대응을"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리스크 점검회의에서 4대 위험 요인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주재한 민간 전문가들과의 비공개 회의에서 금융 당국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정리 방침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PF 부실 사업장 정리에 드라이브를 걸 경우 시공사 등 건설 업계의 충격이 예상보다 커져 주택 공급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 일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금융위원회가 개최한 금융리스크점검회의에서 PF 부채와 관련해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회의는 △가계부채 △부동산 PF △소상공인·자영업자 부채 △2금융권 건전성 문제 등 4대 리스크를 점검하는 자리로, 금융위·금융감독원·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관계자뿐 아니라 민간 금융·거시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회의에 참석한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다른 금융 리스크에 관해서는 큰 이견이 없었으나 당국이 추진 중인 부동산 PF 연착륙 방안에 대해서는 전문가 의견이 엇갈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현재 당국이 추진 중인 PF 연착륙 방안을 빠른 속도로 진행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최근 서울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기존 방침대로 신속하게 사업장 정리를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부실 사업장에 또다시 시간을 주게 될 경우 금융 비용만 불어나고 PF 문제 해결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PF 리스크를 신속하게 해소하지 못하면 부동산 개발 사업 정상화와 공급 확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대내외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사업장 정리를 강행할 경우 시장 충격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부실 사업장 정리를 강도 높게 진행하게 되면 시공사 부담이 커지게 되는데 만약 당국 예상을 뛰어넘는 시공사들이 도산하게 될 경우 장기적으로 주택 공급 기반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회의에 참석한 한 전문가는 “거시경제 여건과 시공사 상황을 살펴 업계 부담을 덜 수 있는 방향으로 유연하게 정책을 펼칠 필요도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의견 수렴이 회의의 목적이었던 만큼 특별한 입장을 나타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최근 금융 당국 내부에서도 PF 사업장 정리와 관련해 견해차가 발생하는 등 속도 조절에 대한 고심이 깊은 모습이다. 금감원은 지난달 △부실 부동산 PF 사업장 6개월 내 정리 △3개월 이상 연체된 사업장의 경·공매 처분 △경·공매 주기 1개월로 단축 등을 골자로 한 사업장 정리 지침을 금융권에 내렸다. 하지만 금융위 내부에서는 경·공매 주기를 단축시킬 경우 매수 수요가 오히려 줄어들 가능성이 있어 오히려 사업장 정리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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