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고령화와 잠재성장률 하락에 내년 부가가치세 수입이 2012년 전망 때보다 24조 원 이상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2050년 기준으로 보면 기존 연구보다 106조 원가량 급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6일 발표한 ‘조세재정브리프 170호’에 따르면 내년 부가세 수입은 최소 93조 7000억 원, 최대 98조 7000억 원 사이로 추정된다. 올해 예산 부가세 수입 81조 4000억 원보다 12조 4000억 원에서 17조 4000억 원 더 많은 수치다.
문제는 이번 추계의 세수액이 12년 전 유사한 방법론으로 계산했을 때보다 대폭 하락했다는 점이다. 2012년 성명재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가 추계했을 당시 2025년 부가세수 전망치는 123조 2000억 원이었다. 전망치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더 크게 차이 났다. 2030년 부가세수 전망치는 12년 전 154조 9000억 원이었지만 이번 계산에서는 126조 7000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2050년은 304조 7000억 원에서 198조 4000억 원으로 106조 3000억 원이나 쪼그라들었다.
부가세 수입 예측치가 이처럼 뒷걸음질 친 것은 12년 사이 추계에 변수로 사용되는 거시지표가 상당히 변했기 때문이다. 저출생·고령화가 상당히 진행된 데다 성장이 둔화하고 국민 소비가 예상보다 부진했다. 부가세는 재화나 서비스의 소비에 연동해 징수하기 때문에 민간소비지출액이 줄어들면 세수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정다운 조세연 연구위원은 “과거 연구에 사용했던 경제성장률에 비해 실제 경제성장률이 훨씬 낮았다”며 “고령 가구가 늘어나며 평균 소비 성향도 감소해 민간소비 지출액은 더 줄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10년 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13년 3.3%, 2014년 3.2% 등 3% 내외를 유지했으나 지난해에는 1.4%까지 하락했다. 만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은 2012년 11.5%에서 2023년 18.2%로 증가했다. 정 연구위원은 “저출생 고령화와 사회구조 변화가 가속화할 경우 세수 전망은 더 나빠질 수도 있다”며 “재정 소요가 증가할 미래를 대비해 세원 확보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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