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캐스퍼 일렉트릭(EV)에 페달 오조작 안전보조(PMSA) 기술을 적용했다. 운전자가 0.25초 안에 가속 페달을 깊숙이 밟으면 페달 오조작으로 판단해 차량이 자동으로 멈추는 방식이다. 최근 사회문제로 떠오른 고령 운전자의 페달 조작 실수로 인한 사고를 줄일 수 있는 혁신 기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005380)는 6일 서울 강남구 JBK컨벤션홀에서 ‘캐스퍼 EV 테크토크’를 열고 차량에 적용된 다양한 첨단기술을 소개했다.
캐스퍼 EV는 현대차가 전기차 대중화를 선도하기 위해 내놓은 2000만 원 초중반대 보급형 전기차로 6월 부산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였다. 이날 행사에서는 캐스퍼 EV를 개발한 연구원들이 직접 발표자로 나서 캐스퍼 EV의 기술과 개발 비하인드 스토리, 차량의 특장점에 대해 설명했다.
캐스퍼 EV 프로젝트를 주도한 MSV프로젝트3팀의 정헌구 책임연구원은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 315㎞를 달성한 동력 시스템, 증대된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넓어진 공간 효율성, 차별화된 전기차 사용성 제공 등 캐스퍼 EV의 상품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며 “작은 차의 한계로 지적되는 안전성·편의성 등을 개선하고자 작지만 있을 것은 다 있는 밀도 높은 차를 목표로 연구원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가장 주목받은 첨단기술은 PMSA였다. 최근 전 세계적인 고령화로 페달 오조작에 따른 사고 발생률이 높아지면서 관련 법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유엔 산하 유럽경제위원회(UNECE)는 정차 중 페달 오조작에 대한 안전 기능을 법규로 제정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이런 흐름에 맞춰 PMSA 기술을 개발해 현대차그룹 최초로 캐스퍼 EV에 적용했다.
PMSA는 전후방 1m 이내에 장애물이 있는 정차 또는 정차 후 출발하는 저속 주행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빠르고 깊숙하게 밟을 경우 이를 운전자의 의지와 상관없는 페달 오조작으로 판단해 구동력 및 제동력을 제어해 충돌을 방지하는 기술이다. 가속 페달을 최대로 밟은 상태를 100%로 봤을 때 100%까지 도달 시간이 0.25초 이내일 경우에만 기능이 작동한다.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의 주차 충돌방지보조(PCA) 기능과 유사해 보이지만 앞뒤에 장애물이 있고 가속 페달을 일정 속도 이상으로 밟는 등 페달 오조작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만 작동한다는 점이 다르다.
캐스퍼 EV에는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합작법인이 생산한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가 탑재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캐스퍼 EV에는 합작법인에서 공급하는 셀을 사용하고 배터리 팩은 카펙발레오에서 제조했다”며 “진동과 충격, 관수로 테스트 등 가혹 조건에서도 안전 성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소형차의 가장 큰 단점인 소음과 진동도 크게 개선됐다. 진동과 관련해서는 동력 전달(PE) 시스템을 차체에 고정하는 부품인 마운트에 고무가 아닌 하이드로 부싱을 적용해 하부와 스티어링휠 진동을 크게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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