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국민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가 다음 달 범정부 안전 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8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12일 환경부 차관 주관으로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소방청 등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전기차 화재 관련 회의를 연다.
이 자리에서는 전기차 화재 예방 방안이 집중 논의된다. 현재 정부는 지상에 전기차 주차장이나 충전 시설을 만들면 설치 비용 일부를 지급하는 방안을 여러 대안 가운데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전기차를 지상에 주차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이를 강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도 “아파트별로 전기차 지상 공간 주차장 설치에 들어가는 작업 비용을 일부 지원하고 충전기 설치 비용도 지원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충전 시설도 일부 비용을 지급해 지하에서 지상으로 이전을 유도할 방침이다. 현재 새로 짓는 건물은 지하 3층까지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할 수 있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전기차 인센티브 설계 제도를 손봐야 한다”면서 “충전기 설비 기준이나 이격 거리 문제 등도 전반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기차 버스도 검토 대상이며 이미 출시된 차량의 경우 사후 정기 검사 제도를 통해 배터리 안전성을 점검한 뒤 장착된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또 △안전성이 우수한 전기차에 보조금 추가 지원 △미흡 시 보조금 축소 △화재 진압 장비 지원 △과충전 예방을 위한 모뎀 및 충전기 설치 지원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실제로 환경부는 올해부터 과충전 예방을 위해 전력선통신(PLC)모뎀이 장착된 완속충전기 설치 시 40만 원의 추가 보조금을 주고 있다. PLC모뎀이 장착되면 자체적으로 충전 제한이 가능해 전기차 배터리관리시스템(BMS)과 함께 이중으로 화재를 막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
다만 정부는 이번 아파트 전기차 화재의 경우 스프링클러가 작동되지 않아 화재가 급속도로 확산한 것으로 전기차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보다는 소방 방재 시스템 확충이 가장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이 연장선에서 소방청은 전기차 화재 진압 장비 확충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각 지자체도 화재 진압 장비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데 내년부터 인천시는 지역 내 모든 아파트에 초기 진화 장비 중 하나인 차량용 질식소화 덮개를 지원할 방침이다. 인천 1680여 개 아파트 단지 보급에 필요한 예산은 24억 원가량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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