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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포비아’ 심화…중고 전기차 매물 확 늘었다

케이카서 일주일새 184%↑

中 배터리 탑재車 가격 하락

"원인 분명히 밝혀야"

5일 오후 인천 서구 청라동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마친 경찰이 화재가 발생한 전기차를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 지하주차장 화재로 촉발된 전기차 포비아(공포증)가 이어지면서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전기차 매물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직영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에 따르면 인천 아파트에서 발생한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차량 화재가 발생한 1일 이후 일주일간 ‘내 차 팔기 홈 서비스’에 등록된 전기차 접수량은 직전 주 대비 184% 증가했다. 화재가 난 EQ시리즈 모델이 차지하는 비율은 10%로 한 건도 없던 직전 주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또 다른 중고차 판매 플랫폼인 엔카닷컴에 접수된 EQE 모델도 13대로 지난달 한 달간 접수된 물량(5대)을 뛰어넘었다.



매물이 늘고 수요가 줄면서 중고 전기차 가격은 하락세다. 엔카닷컴에 따르면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의 중고차 가격은 전월 대비 각각 1.97%, 1.11% 떨어졌다. 테슬라 모델3와 모델Y는 2.61%, 3.36%로 큰 하락세를 보였다. 테슬라에 장착되는 배터리 중 일부가 중국산 모델이라는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전기차 캐즘(대중화 직전 일시적 수요 둔화)은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7월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8만 613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13.4% 줄었다. 환경부 무공해차 통합누리집도 올해 들어 구매 보조금을 지원받아 출고된 전기 승용차는 8일 기준 전체 공고 대수의 45.6%에 불과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화재에 대한 불안감이 크게 늘어나며 하반기 전기차 수요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으로 이미 골머리를 앓고 있는 기업들에 이번 전기차 화재는 악재 중의 악재”라며 “화재 원인을 분명하게 밝히고 이후 전기차 개발 방향을 명확히 설명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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