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3사가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을 미래 새 먹거리로 삼아 경쟁을 확대한다. 유·무선 시장이 포화에 이른 가운데 기업간거래(B2B) 중심으로 성장 전략이 바뀌는 모습이다. 데이터센터는 인공지능(AI) 서비스 확대에 따라 수요가 대폭 늘고 있어 비통신 사업으로 전환을 구상 중인 이통 3사의 미래 핵심 수익원으로 올라설 것이란 예상이다.
1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이통3사 모두 데이터센터 관련 매출이 두 자릿수 이상 증가율을 기록했다. AI로 인해 데이터 관리·활용 수요가 확대되면서 이통3사가 보유한 기존 데이터센터들의 가동률이 크게 상승한 덕분이다.
가장 큰 성장률을 보인 곳은 SK텔레콤(017670)이다. SK텔레콤은 올해 2분기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5% 성장한 595억 원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은 서울과 수도권에 총 6개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총 수용 용량은 98메가와트(㎿)에 달한다. SK텔레콤은 2021년 이후 새로 연 서울 가산동과 경기 일산, 분당 등 세 곳의 데이터센터는 가동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회사는 이에 더해 부산과 경기도 양주 등에 신규 데이터센터 오픈을 앞두고 있다.
SK텔레콤은 데이터센터 내부에 탑재할 인프라 관리·운영 기술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최근 미국 AI 데이터센터 통합 솔루션 기업 'SGH'에 2억 달러(약 2732억 원)를 투자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 올해 초에는 글로벌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라우드 기업 람다에 투자하고 서버 구축 기업 슈퍼마이크로와 협약을 맺는 등 기술 협력을 고도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 같은 기술 협력을 바탕으로 데이터센터를 AI에 특화한 AI 데이터센터(AIDC)로 진화·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데이터센터 1위 사업자인 KT(030200)는 자회사인 KT클라우드를 통해 데이터센터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 KT는 국내 서울 목동 두 곳과 천안, 김해 등 13곳에 데이터센터를 두고 있으며 수용 용량은 115㎿ 수준이다. KT클라우드는 올해 2분기 매출액 1801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7.1% 증가했다. 글로벌 고객 중심 데이터센터 매출이 컸던 것으로 평가된다. KT클라우드는 서울 가산과 경북에 내년 개소를 목표로 데이터센터를 건립 중이다. 데이터센터 전체 용량은 2028년까지 215㎿까지 확대하는 게 목표다. KT클라우드 관계자는 “고집적, 고효율 인프라 신기술 개발과 함께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확장과 운영 효율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032640)도 데이터센터 사업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2분기 회사의 데이터센터 매출은 91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LG유플러스는 7개 데이터센터를 통해 350㎿의 수용 용량을 갖춰 3사 중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경기 평촌 제2센터를 오픈한 데 이어 최근 파주에 신규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부지 매입을 완료했다. LG유플러스는 해당 파주 데이터센터를 GPU 운영과 관리에 최적화된 AIDC로 건설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동통신 3사는 데이터센터 뿐 아니라 클라우드 등 B2B 핵심 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기존 주력 사업 모델이었던 유·무선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가운데 비통신 사업 분야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실제로 이통 3사의 이동통신 매출 증가율을 보면 작년 2분기 대비 SK텔레콤이 2.1%,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2.7%, 1.7%로 나타나면서 모두 제자리걸음 수준에 그쳤다. 반면 AI 산업의 성장 속에 거의 대부분 산업군에서 3사가 보유한 B2B 설루션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빅데이터응용학과 교수는 "IDC는 AI 산업에서 꼭 필요한 인프라인 만큼 국내 이통사나 IT기업들이 자체 자금을 투자해 구축하는 것은 긍정적이다"라면서 "향후 국내 AI 반도체 기업들과 협력해 기술 내재화도 추진한다면 더욱 긍정적인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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